"혈압약 베타 차단제, 우울증과 무관"

입력 2021-03-17 09:17
"혈압약 베타 차단제, 우울증과 무관"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주로 혈압강하제로 널리 쓰이는 베타 차단제(beta blocker)는 우울증과는 무관하나 수면장애와는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타 차단제는 교감신경의 작용을 차단, 심박동 수와 심근 수축력을 감소시켜 심장의 부담을 줄여준다. 따라서 고혈압만이 아니라 심방세동, 심방빈맥 등 일부 부정맥 치료에도 사용 된다.

그러나 베타 차단제는 우울증, 불안, 졸림, 불면증, 환각, 악몽 등 여러 가지 부작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의심을 받아오고 있다.

독일 임상약리학·독성학 연구소(Institute of Clinical Pharmacology and Toxicology)의 라인홀트 크로이츠 박사 연구팀이 총 5만여 명이 대상이 된 총 258건의 무작위 대조군 설정 임상시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6일 보도했다.

그동안 베타 차단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돼온 우울증, 불안 등 여러 가지 정신건강 부작용들을 살펴봤지만 모두 연관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가장 큰 부작용으로 지목돼온 우울증 위험은 베타 차단제가 투여된 그룹과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우울증 때문에 복용하던 혈압약을 끊은 경우도 베타 차단제 복용자와 다른 혈압약 복용자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다.

베타 차단제 복용을 중단한 가장 큰 이유는 피로와 무력감이었다.

다만 악몽, 불면증, 수면장애는 베타 차단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주이시 포리스트 힐스(Long Island Jewish Forest Hills)병원의 임상 심장 실장 마이클 고이프먼 박사는 연구팀은 이중맹(double-blind) 방식으로 진행된 임상시험만을 골라서 종합 분석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특별히 그 결과에 확신이 간다고 논평했다.

임상시험에서 이중맹 방식이란 시험약과 위약이 누구에게 투여되는지를 참가자와 연구자가 모두 모르게 하는 것으로 특히 인과관계를 입증할 때 사용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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