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들 떠난 미주 최후 '감옥섬', 이제 관광객 맞을 준비

입력 2021-03-16 08:33
죄수들 떠난 미주 최후 '감옥섬', 이제 관광객 맞을 준비

2019년 폐쇄된 멕시코판 '앨커트래즈', 7월 관광지로 변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메리카 대륙 최후의 '감옥섬'으로 남아있다가 2019년 교도소가 폐쇄된 멕시코의 외딴 섬이 관광지로 거듭난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멕시코 일간 라호르나다 등에 따르면 멕시코 당국은 나야리트주 해안에서 110㎞ 떨어진 마리아스 군도에 대형 크루즈선 등을 위한 항구를 새로 지어 오는 7월부터 관광객을 받을 예정이다.

태평양에 떠 있는 4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마리아스 군도엔 1905년 지어진 옛 연방 교도소가 있다.

18세기 무렵부터 세계 각국엔 탈옥이 힘든 고립된 섬에 흉악범을 수용하는 섬 교도소들이 등장했다. 영화 '빠삐용'의 무대가 된 프랑스령 기아나의 '악마의 섬'이나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가 수감됐던 미국 앨커트래즈섬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감옥섬들은 20세기 들어 하나둘 문을 닫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2004년 파나마가 코이바섬 교도소를 닫은 후 마리아스 군도의 교도소는 미주 대륙의 마지막 섬 교도소로 남아있었다.

마리아스 군도 교도소도 초기엔 흉악범들이 주로 수용됐지만, 폐쇄되기 전에는 죄가 비교적 가볍거나 모범적인 재소자들을 수용해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019년 "마리아스 군도는 한 세기가 넘는 징벌과 고문, 억압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며 교도소를 없애고 예술과 문화, 생태 교육 장소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후 마지막 수감자 600명을 육지 교도소로 이감하거나 사면한 후 마리아스 군도는 환경교육센터로 탈바꿈했고, 이번에 관광지로 새 변신을 시도하게 됐다.

멕시코 관광당국은 마리아스 군도가 앨커트래즈와 같은 명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1963년 교도소가 폐쇄된 앨커트래즈섬은 매년 170만 명(2018년 기준)이 찾는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관광 명소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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