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들 보이콧·축하공연 거부에 빛바랜 그래미

입력 2021-03-15 12:41
수정 2021-03-15 13:27
팝스타들 보이콧·축하공연 거부에 빛바랜 그래미

위켄드, 그래미 불공정·배타성 비판하며 보이콧 선언

비욘세는 9개 부문 후보 지명에도 축하 공연 거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최고 권위 음악상인 그래미 시상식이 14일(현지시간) 열렸지만, 주최 측의 불공정성과 배타성을 비판하는 팝 스타들의 보이콧과 축하 공연 불참이 이어지면서 시상식의 빛이 바랬다.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흑인 팝스타 위켄드는 이날 자신의 곡이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그래미 보이콧을 선언했다.

위켄드는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그래미는 "비밀위원회"라며 앞으로 그래미상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 "그래미에 내 음악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위켄드는 작년 11월 발표한 그래미 후보 명단에 자신의 곡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자 "그래미는 여전히 부패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위켄드는 지난해 발매한 정규 4집 '애프터 아워즈'와 수록곡 '블라인딩 라이츠'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올해의 앨범' 등 그래미 4대 본상은 물론이고, 팝과 리듬 앤드 블루스(R&B) 등 장르 부문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애프터 아워즈'는 빌보드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4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블라인딩 라이츠'는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에서 최장기간 톱 10자리를 지킨 메가 히트곡이다.

그래미 후보 지명에서 탈락한 영국 출신의 팝스타 제인 말리크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말리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래미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그들에게 선물을 보내지 않는 한 후보 지명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며 "내년에는 과자 한 바구니를 보내주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나의 트윗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그래미 후보 지명 과정의 투명성 부족에 관한 것"이라며 그래미가 "후보 지명 투표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편파성과 인종차별, 네트워크 정치를 허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저스틴 비버는 자신이 R&B 앨범을 냈음에도 그래미는 R&B 장르가 아닌 팝 장르 후보로 올리는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비판하며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팝 디바 비욘세는 올해 그래미상 9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그래미의 축하 공연 요청을 거부했다고 미국 음악 전문매체 빌보드가 전했다.

비욘세가 그래미 공연을 거부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래미의 폐쇄성을 꼬집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음악 업계 일각에서는 그래미가 흑인 아티스트들을 영원히 소외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고, CNN방송은 "그래미가 4대 본상에서 흑인 아티스트들을 반복적으로 무시해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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