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에 국기 상징 넣다니…스리랑카, 아마존에 판매 중단 요청
주중대사관도 중국생산업체에 항의…네티즌 "이러다 화장지에도 새겨질 것"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 정부가 자국 국기의 상징이 들어간 중국산 비키니 등과 관련해 글로벌 유통업체 아마존에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15일 AF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당국은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비키니, 현관 깔개, 노출이 많은 의류 제품에 국기 상징인 '칼을 든 사자 문양' 등이 들어갔다며 이를 내려달라고 공식 요구했다고 전날 밝혔다.
스리랑카 국기의 사자는 인구의 다수이자 불교를 믿는 싱할라족이 사자의 자손임을 상징한다.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비키니와 현관 깔개 등에는 사자 문양과 함께 초록·주황 세로줄 등 스리랑카 국기의 주요 이미지가 들어가 있다.
이 제품들은 중국 업체가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중스리랑카대사관은 앞서 성명을 내고 스리랑카 국기를 오용하는 이들 제품의 판매를 즉시 중단하라고 관련 업체에 요구했다.
주미스리랑카대사관도 미국 정부에 아마존의 관련 제품 판매에 대해 "지적 재산권 침해"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런 항의에도 제품 판매가 계속되자 아마존에도 중단 요청을 한 것이다.
이에 스리랑카 네티즌은 중국 채무에 시달리는 자국 현실과 연관 지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 "이것은 우리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그들(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대할지를 드러내는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채무 상환에 실패할 경우 그들은 화장지에 우리의 국기를 새길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과 그의 형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는 현 집권에 앞서 2005∼2015년 10년간 독재에 가까운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하며 중국과 대규모 프로젝트를 벌였다.
스리랑카는 현재 그러한 대형 프로젝트 추진 후유증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빚에 허덕이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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