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 '고물전차' 논란…"러시아와 일대일 하면 완패"

입력 2021-03-15 11:00
영국군 '고물전차' 논란…"러시아와 일대일 하면 완패"

60년대 초반 제작·30년 이상 낡은 기갑차량 수두룩

하원 국방위 "전쟁 나면 수치스럽게 전장에 나설 것"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영국 육군이 운용하는 기갑 전력이 현대전에서 '고물급'이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하원 국방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영국 전차가 너무 낡아서 러시아와 사단간 대결이 벌어지면 일방적으로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위는 보고서에서 "최소 몇 년 뒤에는 영국 기갑부대는 가장 도발적이고 전력이 비슷한 적국(러시아)에 밀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영국 육군이 동유럽에서 향후 몇 년 사이에 러시아와 싸워야 한다면 우리 병사들은 확실히 세계 최고이겠으나 낡은 전차나 쓸모가 없는 전차를 끌고 수치스럽게 전투에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위는 기갑차량 대다수가 30년 이상 노후화해 기계공학적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더 현대화한 미사일이나 포대 체계에 압도되고 적합한 방공 능력도 만성적으로 결핍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육군의 가동하는 기갑차량 중에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대중문화계를 주름잡던 1960년대 초반에 제작된 것도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위는 영국의 낡은 전차에 비해 러시아 전차는 현대식 미사일과 로켓 포대 체계를 갖췄다며 2014년 우크라이나 전차 전열을 단 몇 분 만에 해치운 전투력을 사례로 들었다.

토비아스 엘우드(보수당)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영국 국방부의 정책 탓에 기갑부대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엘우드 위원장은 "행정적 지체, 군사적 우유부단, 재정관리 부실, 전반적 무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군사역량이 심하게 지속해서 약화했다"고 말했다.

국방위의 이번 지적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외교·국방·안보·개발 정책 심의결과 발표를 앞두고 제기됐다.

존슨 총리는 사이버나 우주 같은 미래 전쟁터를 염두에 두고 장갑차 같은 '산업화 시대'의 재래식 군사역량에 지원을 아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는 영국 육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A)의 전쟁 억지력에 효과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충분한 기갑 역량이 없는 까닭에 존슨 총리의 정책과는 관계없이 신뢰성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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