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측, 성추행 폭로 나오자 전직 보좌관들에게 '압박전화'"
WSJ "기자들에게 폭로자 험담할 것 독려"…연방의원들도 사퇴요구 동참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잇단 성추행 폭로에 휘말린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의 측근들이 첫 번째 폭로 후 전직 보좌관들에게 '압박성' 전화를 돌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 보좌관 린지 보일런이 쿠오모 주지사의 성추행 시도에 관한 폭로 글을 트위터에 올린 이후 주지사실 관리들이 최소 6명의 다른 전직 보좌관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들은 전직 보좌관들에게 보일런으로부터 무슨 말을 들었는지를 물어보고 보일런에 관한 정보를 캐려고 했다고 WSJ은 전했다.
주지사실로부터 전화를 받은 일부 전직 보좌관들은 당시 통화가 자신들을 겁주려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한 전직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폭로자(보일런)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정보를 제공할 것을 독려했다"고 전했다.
작년 12월 말 쿠오모 주지사의 고위 참모인 리치 아조파디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전직 보좌관 애나 리스는 "나는 두려웠고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리스는 이후 쿠오모 주지사의 부적절한 행동을 추가로 폭로한 인물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직 보좌관은 뉴욕주정부의 한 현직 관리가 자신에게 전화해 '기자들이 보일런과 관련해 접촉한 일이 있느냐'는 등의 질문을 했다면서 "숨은 뜻은 분명했다. 보일런에 대해 험담할 것을 내게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압박성 전화는 쿠오모 주지사의 최고위 측근인 멀리사 데로사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이 WSJ에 전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수습에 대한 호평으로 전국구 정치인의 반열에 올랐던 쿠오모 주지사는 요양원 사망자 수 은폐 의혹에 이어 잇단 성추행 폭로로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다.
준 김(한국명 김준현) 전 뉴욕남부지검장 대행 등이 이끄는 독립적인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사퇴 요구와 탄핵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다수의 주의원들이 사퇴를 공개 요구한 가운데 뉴욕에 지역구를 둔 연방하원의원들인 제리 내들러와 알렉산드라 오카시오코르테스도 12일 사퇴 요구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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