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백신 공장' 인도, 50일간 69개국에 5천800만회분 공급(종합)
'쿼드' 협력 따라 존슨앤드존슨 백신 생산 추진…나그푸르는 올해 대도시 첫 봉쇄 돌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세계 백신의 60% 가량을 생산하는 '세계의 백신 공장' 인도가 최근 50일 동안 전 세계 69개국에 6천만회분에 육박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 1월 20일 몰디브와 부탄에 각각 10만회분, 15만회분의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무상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5천830만회분을 외국으로 공급했다.
무상 지원 물량은 방글라데시 200만회분, 미얀마 170만회분, 네팔 100만회분 등 35개국에 모두 800만회분이 전달됐다.
판매 물량은 방글라데시 700만회분, 모로코 700만회분, 영국 500만회분 등 22개국 3천380만회분에 달한다.
1천650만회분은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전달됐다.
인도 정부는 세계 최대 백신 회사 세룸 인스티튜트(SII)가 위탁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현지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 등 두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한 상태다.
해외로 공급된 물량의 대부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바라트 바이오테크도 짐바브웨 등으로 수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자국 백신 접종 상황의 경우 인도는 의료진, 경찰, 군인 등에 이어 이달부터 60세 이상 또는 45세 이상 만성 동반 질환자 대상 일반인 접종을 시작했다.
당국은 오는 7∼8월께까지 총 3억 명에 대한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이날까지 1차 접종을 마친 이의 수는 약 2천600만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바라트 바이오테크 백신 모두 2회 접종이 필요하다.
접종 확대에 따라 인도 정부는 추가 승인도 추진 중이다.
추가 승인이 유력한 백신은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노바백스 백신 등 외국산을 비롯해 현지 업체 자이더스 카딜라, 바이오로지컬 E, 젠노바가 각각 개발 중인 백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도는 미국·일본·인도·호주의 협의체 '쿼드'(Quad)의 협력 방안 중 하나로 미국산 존슨앤드존슨(J&J) 백신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가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이 프로젝트에서는 미국, 일본, 호주가 자금과 유통망을 지원할 것"이라며 "생산된 물량은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인근 국가로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쿼드 정상들은 이날 밤(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열리는 첫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논의할 전망이다.
인도의 이날 누적 확진자 수는 1천130만5천979명(월드오미터 기준)을 기록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9월 9만명대 후반에서 지난달 초 1만 명 안팎으로 줄었다가 최근 2만명대로 다시 늘었다.
이 가운데 인도 경제 중심도시 뭄바이가 있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마하라슈트라주의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달 초 2천 명대 중반에서 이날 1만4천317명으로 크게 늘었다. 인도 전체 신규 확진자의 70%가량이 이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특히 마하라슈트라주의 나그푸르는 올해 인도 대도시 중에서는 처음으로 15일부터 일주일 동안 전면 봉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구 240만명의 나그푸르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2천명 안팎씩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하라슈트라주의 감염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인도가 2차 대유행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