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쓰지 마라" 트럼프, 모금행사 놓고 당과 '옥신각신'

입력 2021-03-10 16:08
"내 이름 쓰지 마라" 트럼프, 모금행사 놓고 당과 '옥신각신'

"이름뿐인 공화당원에 혜택 안돼" vs "정치 표현의 자유"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이하 전국위)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정치자금 모금행사에서 '트럼프' 명의를 사용하는 것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전국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서한을 보내 "정치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1조에 따라 공화당 출신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라며 "헌법에 규정된 대로 이러한 관행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국위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주말 로나 맥대니얼 전국위 의장에게 정치자금 모금이나 플로리다 팜 비치에서 열리는 기부자 모임 행사에 자신의 이름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재확인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측 변호사가 지난 5일 전국위를 포함한 공화당 주요 기구에 트럼프의 이름과 캐리커처를 무단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름만 공화당원인 사람들에게는 정치자금이 돌아가게 할 수 없다"라며 "이들은 공화당과 지지층을 분열시키고 위대한 미국으로 이끄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도하는 공화당 내 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세이브 아메리카'에 직접 정치자금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며 "공화당은 과거보다 더욱 강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공화당과 공화당의 주요 위원회를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이름뿐인 공화당원은 지지할 수 없다"라며 "그들은 정치자금 모금에 나의 이름과 모습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기부받은 정치자금을 완전히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공화당과 이 같은 내용의 마찰을 빚어왔다.

공화당으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명세를 활용해 정치자금 모금을 바라지만, 공화당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DC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장한 혐의로 제기된 탄핵 심판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경쟁자를 후원하는 쪽으로 '정치 보복'도 벌이고 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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