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미국에 맞서 '달 정거장' 함께 만든다

입력 2021-03-10 11:36
중국·러시아, 미국에 맞서 '달 정거장' 함께 만든다

'국제 달 연구 정거장 건설' 양해각서 체결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달 연구를 위한 우주정거장을 함께 세우기로 했다.

라이벌인 미국의 '게이트웨이' 우주정거장 프로그램에 대항하기 위해 양국이 손을 잡는 모양새다.

10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항천국(CNSA)과 러시아우주공사(로스코모스)는 전날 국제 달 연구 정거장 건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화상 연결 방식으로 체결했다.

러시아우주공사는 연구 정거장에 대해 "달 표면이나 달 궤도에 만들어지는 종합적인 실험·연구시설로 다학제적, 다목적 연구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항천국 측도 달 표면이나 궤도에 건설될 종합적인 연구기지인 이 정거장이 달 탐사와 이용, 달 기반 관측, 기초과학 실험과 기술 검증 등을 포함한 장기적인 과학연구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달 연구 정거장을 관심 있는 모든 국가와 국제 파트너에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과학 교류를 확대하고 인류의 평화로운 우주 탐사와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양측은 밝혔다.

양측은 달 연구 정거장 건설 로드맵을 만들고 이 프로젝트의 계획과 설계, 제작, 실행, 운영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국제 우주과학계에 이 프로젝트를 알리기로 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근래 몇년간 미국의 압박 속에 각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달 탐사를 포함한 강대국 간의 우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중국은 지난해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를 보내 미국과 러시아에 달 표면에서 채취한 암석을 지구로 가져온 3번째 나라가 됐다. 달 샘플 채취는 전 세계적으로 44년만의 일이었다.

미국의 주도로 일본과 영국, 호주 등 8개국이 달 탐사에 협력하는 내용의 아르테미스 국제협정이 지난해 10월 체결됐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이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2024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따라 여러 나라와 함께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달 탐사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미국이 우주 탐사에서 장기적으로 절대 우세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우주 규정 제정을 주도하기를 원하지만 이는 공평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우주 탐사의 최일선에서 실력과 행동으로 균형과 공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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