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열대지방 '사람 못사는 곳' 돼간다"

입력 2021-03-09 11:35
수정 2021-03-09 11:44
"지구온난화로 열대지방 '사람 못사는 곳' 돼간다"

프린스턴대 연구팀 "높은 습도로 땀 증발 체온조절 메커니즘 무력화"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지구온난화가 인구의 40%가 거주하는 열대 지방을 점점 더 거주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열대지방 기온 상승이 인간의 체온조절 능력을 무력화해 거주 여건을 한계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인류가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1.5℃ 이상 오르지 않도록 통제하는 데 실패할 경우 적도 부근의 열대지방은 인간이 거주하기 힘든 한계점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열대지방은 높은 습도로 인해 피부에서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낮추는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체온은 주변 기온과 습도에 좌우되는데, 온도계 수은주의 끝을 물에 적신 솜으로 감싸고 측정한 온도인 '습구온도'가 중요하다.



신체 중심부 온도는 평균 37℃이고 피부는 이보다 좀 더 낮은데, 습구온도가 35℃를 넘어가게 되면 신체가 스스로 체온을 떨어뜨리는 능력이 크게 떨어져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습구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하는 것은 일반 기온이 몇 도 이상 상승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인간 신체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 연구는 지구 전체 인구의 40%가 열대 국가에 사는 현실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열대지방 인구는 2050년에는 세계 전체 인구의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를 이끈 프린스턴대 이 장 박사는 "너무 습하면 신체는 땀을 증발시켜 체온을 낮출 수가 없게 되는데, 열대 지역 거주 가능성을 고려할 때 습도가 중요한 이유"라면서 "인체의 중심부 온도가 높아지면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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