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팬데믹 장기화에 영세 자영업자 '곡소리'
코로나 타격 훨씬 크지만 정작 정부 지원서는 소외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유럽 각국이 팬데믹과의 '사투'에서 기업과 노동자들을 살리기 위해 임금 보조, 해고 제한 등 여러 구제책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최전선에 있는 자영업자들은 소외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팬데믹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는 노동자들이 늘어나자 일부 국가에서 영세업자에 대한 긴급 구제자금 지급, 손실 보전 등의 대책을 서둘러 내놓고 있으나 지원 수준이 일반 고용 노동자들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산하기관인 '유로파운드'의 티나 웨버 연구원은 "자영업자들과 같은 노동자 그룹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거의 처음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지원 수준이나 규모, 지원에 대한 접근 용이도 등이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 수준과는 비교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임시직 근로자, 자영업자 등을 위한 실업급여 프로그램을 신설해 약 730만명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각국 정부도 일시해고 상태인 노동자들의 입금을 60∼100% 지원하는 방법으로 기업들을 지원해왔으나 자영업자의 경우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이나 기준이 더 엄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유로파운드는 지적했다.
또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비교적 최근에 신설됐거나 복잡해서 행정 절차 등으로 인해 지원을 받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아예 받기가 힘든 경우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약 180만명이 소득 기준에 미달한다는 등의 이유로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산됐다.
임시 노동자들도 지원 혜택에서 소외되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유럽 국가가 해고를 제한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는 임시 계약직 노동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은 일반 노동자들보다 영세 자영업자, 임시 노동자들이 훨씬 더 크게 받았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독일경제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소득 상실' 상태라고 한 자영업자 비율은 60%로 일반 고용 노동자 비율 15%보다 훨씬 높았고, 소득 상실 액수도 자영업자가 고용 노동자에 비해 3배나 더 많았다.
특히 유럽의 경우 노동인구 가운데 자영업자 비율이 약 14%로 미국의 6%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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