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비에서 식음료 비중 20년만에 최대…임대료는 14년만에
현대경제연구원, 국민계정에서 엥겔계수·슈바베계수 분석
"코로나에 불필요한 소비 줄인 것"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지난해 우리 국민의 소비지출 가운데 식음료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년 만에 최대치로 커졌다.
집에 들어간 지출 비중도 14년 만에 가장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인 영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국민계정으로 살펴본 가계소비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계정 중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을 분석해 엥겔 계수와 슈바베계수를 측정했다. 엥겔계수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품 지출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슈바베계수는 임대료 및 수도광열 지출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분석 결과, 지난해 가계의 가장 기본적인 소비인 의식주(衣食住) 분야 지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8%다. 1년 전보다 1.7%포인트 커진 것으로, 2005년(37.0%) 이후 가장 높다.
연구원은 "가계의 의류 및 신발 구매 지출 비중(衣)이 많이 작아졌으나 엥겔계수(食)와 슈바베계수(住)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엥겔계수는 지난해 12.9%를 기록해 1년 전보다 1.5%포인트 올랐다. 2000년(13.3%)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슈바베계수는 18.7%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2006년(18.8%)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의류 및 신발 구매 지출 비용이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래 가장 작았다.
연구원은 "경기 불황으로 소득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그 이상으로 소비 지출이 줄었다"며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가계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가 많이 올라 가계의 엥겔계수를 높였고, 주택매매가격 상승과 이에 따르는 전·월세 비용 상승에 슈바베계수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가계의 기본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고 소비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의 경기 안정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방역을 유지하면서 체계적인 내수 진작책을 마련하고, 주택 공급 확대 및 저가 주택임대 시장 활성화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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