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재확산 우려속 추가 봉쇄완화…식당·카페·공항 연다
'그린 패스' 소지자 실내 입장 가능…미접종자엔 실외 좌석만 허용
뉴욕· 프랑크푸르트· 런던·파리 노선 운항 재개…하루 입국자 1천 명으로 제한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이 감염 재확산 우려에도 예정대로 3번째 봉쇄 완화조치를 시행한다.
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밤 각료회의를 열어 3차 봉쇄 완화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7일부터는 카페와 음식점, 호텔 내 식음료 서비스 업장의 영업이 재개된다.
식당과 카페의 실내에는 백신 2회 접종자, 감염 후 회복자, 코로나19 음성 판정자 등에게 발행되는 '그린 패스' 인증을 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미접종자는 야외 좌석에만 앉을 수 있다.
호텔 내 영업장도 그린 패스 소지자(16세 미만 코로나19 음성 확인자 포함)만 이용할 수 있다.
모든 영업장은 최대 수용 인원 대비 50∼75%만 받을 수 있고, 동시 수용 인원은 100명으로 제한된다.
실내 이벤트와 회의도 다시 허용된다. 최대 수용인원의 50% 이내에서 백신 접종자의 입장을 허용하지만, 감염 후 회복자의 입장도 5% 이내에서 허용하도록 했다.
대중집회 참가 허용 인원은 실내 20명, 실외 50명으로 늘어나며, 개별 차량 탑승 인원 제한도 사라진다.
변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전면 중단했던 공항도 다시 문을 연다. 우선 뉴욕, 프랑크푸르트, 런던, 파리 노선의 여객기 운항이 재개된다.
첫날은 하루 입국자 수를 1천 명으로 제한하되, 수일 내에 3천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입국자는 호텔이 아닌 자택 격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7∼10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도 근 1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학급 규모를 팬데믹 이전보다 줄여야 하므로 학생들은 1주일에 평균 2차례 등교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같은 달 27일부터는 중간 단계의 봉쇄 조치를 단행했고, 이후 4차례에 걸쳐 봉쇄 강도를 높였다.
빠른 백신 접종과 봉쇄 조치 효과로 1월 중순 1만 명 선을 웃돌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입원환자와 중증 환자 수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 거주지 1㎞ 밖 이동 제한 등을 풀었고, 같은 달 21일에는 헬스클럽과 수영장, 쇼핑몰, 호텔(숙박) 영업을 허용하는 2차 봉쇄 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그린 패스 소지자에게는 더 많은 자유를 부여했다.
그러나 2차 봉쇄 완화 이후 각종 지표가 혼조세를 보였다.
급격히 줄어들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천 명대 중반에서 정체 상태이며, 바이러스 확산 여부를 평가하는 감염 재생산지수는 5일 오전 1.01을 기록하면서 1월 말 이후 처음으로 다시 1을 넘어섰다.
다만 총 검사 수 대비 양성 비율은 3.6% 선까지 떨어졌다.
이스라엘 코로나19 방역 책임자인 나흐만 아쉬 교수는 봉쇄 조치 완화의 영향으로 오는 23일로 예정된 총선 이전에 4차 봉쇄를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부 공무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계산에 따라 봉쇄 완화가 이뤄진다며 각료들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는 전체 인구(930만명) 가운데 약 53%에 해당하는 492만여명이 1차 접종을, 40%에 육박하는 370만 여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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