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영국서 뜬 '건강음식' 김치…상원의원도 "담갔다"

입력 2021-03-08 06:01
코로나19에 영국서 뜬 '건강음식' 김치…상원의원도 "담갔다"

귀네스 팰트로도 소개, 판매 크게 늘어…대사관 김치 선물에 대환영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출신 배우 귀네스 팰트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 극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김치를 꼽은 것은 특이한 현상이 아니었다.

지난해부터 영국에서는 김치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좋은 건강음식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김치가 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관계자가 팰트로의 식이요법이 과학적이지 않은 조언이라며 경고하고 나섰지만, 역으로 보면 그만큼 김치가 좋다는 인식이 퍼져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영국 아이뉴스는 3일 '소화 잘되는 한국 스낵 김치가 어떻게 봉쇄 중 영국에서 인기 음식이 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치가 속 편한 음식을 찾는 이들이나 음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만 제한적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건강한 생활과 전통적인 요리법에 관해 관심이 늘면서 인기가 커졌다고 말했다.

아이뉴스는 영국인 팻 빙리가 운영하는 김치판매업체는 판매량이 지난해 첫 봉쇄 이후 '미사일 같은' 속도로 증가해서 11월에는 3월 대비 8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김치는 한국이나 아시아 슈퍼를 넘어 웨이트로즈, 모리슨, 아스다 등 영국 주요 슈퍼마켓의 매장에서도 자리를 잡았다.



다른 매체들도 김치의 효능과 요리법 등에 관해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지난달 텔레그래프지는 지난달 백신 효과가 잘 나도록 건강을 유지하는 5가지 방법에 관한 글을 실었는데, 저자는 첫번째로 소화기관을 잘 돌보라고 하면서 지중해식 식사와 함께 요거트, 치즈, 김치 등과 같이 유산균이 풍부한 음식을 추천했다.

BBC는 홈페이지 요리법 코너에 김치 담그는 법을 올려놨고, 더 타임스는 길었던 지난 겨울 긴 봉쇄기간에 필진들이 만든 음식을 소개하면서 김치를 담그다 실패한 이야기도 넣었다.

영국인들은 이미 김치를 다양하게 응용하고 있다.

빙리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김치를 먹으며 천연 유산균을 섭취한다고 아이뉴스는 전했다.

그는 "아주 좋은 스낵"이라며 "염분이 약간 있고, 열량은 거의 없고, 신맛, 짠맛, 약간 매콤한 맛이 다채롭게 있다. 과자, 아보카도, 사과랑 같이 먹어봐라"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쌀가루, 베이킹 파우더, 우유와 섞어서 기름을 두르고 김치 팬케이크를 만들어 보라고 제안했고 데일리 메일은 치즈와 김치를 넣은 샌드위치를 소개했다.

텔레그래프는 봉쇄 중 집에서 점심 식사로 식은 밥에 계란, 채소, 고추, 김치를 넣어서 볶아 보라고 했다.



최근 주영 한국 대사관은 관저 요리사가 담근 김치를 의회, 외교부 등의 한국 관련 주요 인사 50여명에게 선물했다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고 8일 밝혔다.

대사관은 봉쇄로 인해 오랫동안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안부 인사 겸 선물 품목으로 김치를 정해두고서 다소 걱정은 했다. 낯선 음식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어서다.

그래도 파오차이(泡菜·중국 절임 배추)가 아니라 한국 김치임을 각인시키기 위해 시도를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애초 우려가 무색해졌다.

김치 선물을 받을지, 채식주의자를 위해 젓갈 등을 뺀 김치를 원하는지 등을 묻는 이메일에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답장이 왔고 너무 멀어서 배달을 받을 수 없는 경우만 제외하고는 다들 대환영이었다.

한 상원의원은 김치와 함께 보낸 요리책을 보면서 주말에 부인과 함께 직접 김치를 담가봤다고 감사 인사를 보내왔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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