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선거 고전' 파키스탄 총리, 6일 의회 신임 투표 추진

입력 2021-03-05 12:19
'상원 선거 고전' 파키스탄 총리, 6일 의회 신임 투표 추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최근 고전한 상원의원 선거와 관련해 6일 의회에서 자신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5일 돈(DAWN) 등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칸 총리는 전날 밤 TV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칸 총리는 "신임 투표는 하원에서 공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며 "만약 나를 불신임하면 손만 들면 된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은 의원내각제 정치 체제를 채택한 나라로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세력의 대표가 총리가 된다.

가능성은 작지만 만약 칸 총리가 이번에 신임을 얻지 못할 경우 총리 사임과 조기 총선 등의 수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여권 연합은 하원(342석)에서 과반인 180석 가까운 의석을 확보한 상태라 '반란표'만 없다면 칸 총리는 무난히 재신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8월 5년 임기로 집권한 칸 총리가 신임 투표를 추진하는 것은 지난 3일 상원의원 선거에서 예상 밖의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이 잠정 집계한 개표 결과에 따르면 칸 총리가 이끄는 여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는 이번 선거에서 18석을 얻어 기존 15석을 26석으로 늘렸다.

상원의원은 총 100명이며 임기는 6년이다. 3년마다 선거가 열리며 이번 선거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의원 48명이 교체 대상이었다. 투표에는 하원의원, 4개 주 의원 등이 참여했다.

그런데 PTI는 가장 주목받았던 '빅매치' 하피즈 샤이크 재무장관과 유수프 라자 길라니 전 총리 간 대결에서는 패했다.

이에 따라 샤이크는 재무장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등 칸 정부는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투표 과정에서 여권 연합 내에서 반란표가 꽤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칸 총리로서는 여전히 의회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칸 총리는 "PTI 의원 일부가 뇌물을 받고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10여개 야당은 지난해 9월 파키스탄민주운동(PDM)이라는 연합 조직체를 결성,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야권은 칸 총리가 군부의 입김 속에 총리가 됐으며 지난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자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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