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선거 앞두고 정치인 피살 잇따라…"6개월간 64명"
시장·후보 등 살해돼…당국, 6월 선거 앞두고 후보 경호 강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오는 6월 의회·지방선거를 앞둔 멕시코에서 정치인을 겨냥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로사 이셀라 로드리게스 멕시코 치안장관은 4일(현지시간)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간 멕시코 전역에서 정치와 관련된 범죄가 73건 발생했으며, 64명의 정치인이 피살됐다고 말했다.
지난주 동부 킨타나로오주에선 시장 선거에 나서려던 정치인이 카페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리스토텔레스 산도발 전 할리스코 주지사가 휴양지 음식점에서 역시 괴한이 쏜 총에 사망했다.
지난달 남부 오악사카주의 한 소도시 시장은 차를 타고 이동하다 살해됐고, 동부 베라크루스주의 또 다른 시장은 지난해 11월 피랍 후 살해당했다.
멕시코에서 정치인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은 드물지 않지만, 선거를 앞두고 더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는 6월 6일 멕시코에선 하원의원과 주의원, 주지사와 시장 등을 뽑는 대규모 선거가 치러진다.
멕시코에선 이전에도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살해사건이 증가했다.
현지 언론들이 인용한 한 안보 컨설팅업체의 통계에 따르면 대통령과 상·하원 의원을 뽑은 지난 2018년 선거 전에는 후보 48명을 포함해 153명의 정치인이 살해됐다. 대부분 미제 상태다.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납치나 약탈, 방화 등도 벌어진다.
이러한 범죄의 배후엔 지역 범죄조직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들의 '사업'을 비호해줄 정치인을 당선시키기 위해 경쟁 후보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신들과 손잡기를 거부한 정치인들에게 보복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정치인 대상 범죄는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범죄조직들의 소행이라며 "선거를 3개월 앞두고 이러한 범죄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국은 특히 치안이 불안한 위험 지역에 더 많은 병력을 보내고, 살해 위협을 받은 후보들에게 경호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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