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클 英왕자비 "왕실, 거짓말 기정사실화…이미 많이 잃어"
윈프리와 인터뷰 예고편 공개…"침묵 기대하는 것 놀라워"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마클 왕자비가 영국 왕실이 이들 부부에 대한 거짓말을 기정사실로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CBS방송은 3일(현지시간) 오프라 윈프리와 한 인터뷰의 예고편을 30초 분량으로 공개했다.
마클 왕자비는 '오늘 진실을 밝힌다는 걸 전해 들었을 영국 왕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오프라의 질문에 "왕실이 우리 부부에 대한 거짓말을 기정사실로 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섰을 때 우리가 그저 입 다물고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는 게 놀랍다"라고 답했다.
이어 "(인터뷰로) 무언가 잃을 위험이 있다면,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마클 왕자비는 답변 시 '더 펌'(The Firm)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영국 왕실 일원이 왕실을 지칭할 때 종종 사용하는 말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해리 왕자 부부 인터뷰는 8일 방영될 예정이다.
인터뷰에는 마클 왕자비가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과 함께 부부가 왕실을 떠나게 된 배경 등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폭로가 담겼을 것으로 추측된다.
해리 왕자 부부가 윈프리와 한 인터뷰 방영일을 사흘 앞두고 왕자비와 왕실 간 공방이 격해지는 모양새다.
이날 인터뷰 예고편이 공개되기에 앞서 영국 더 타임스는 익명 제보를 토대로 마클 왕자비가 왕실 직원들을 괴롭혔고 직원들이 이를 못 견뎌 퇴사했다고 보도했다.
제보자는 마클 왕자비 인터뷰 방영을 앞두고 한쪽 이야기만 나오는 것 같아서 제보를 결심했다고 신문에 밝혔다.
버킹엄궁은 보도와 관련해 "매우 우려한다"라면서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왕실이 언론보도에 성명을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을 떠난 뒤 부부와 왕실 간 갈등이 더 심화한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괴롭힘 의혹'에 대해 해리 왕자 부부의 대변인은 "이들 부부를 폄훼하려고 왜곡된 몇 년 전 의혹을 영국 언론에 흘리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라며 "이런 행위는 이 부부가 최근 몇 년간의 경험을 솔직하게 공개하려고 하기 직전에 이뤄지곤 했다"라고 반박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작년 1월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고 현재는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에 산다. 부부는 최근 둘째를 임신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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