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북·러·이란 도전과제지만 중국이 최대 지정학적 시험"

입력 2021-03-04 03:02
블링컨 "북·러·이란 도전과제지만 중국이 최대 지정학적 시험"

"전세계 민주주의 장려하되 군사개입·정권 전복은 추진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가 심각한 도전과제이긴 하지만 중국이 최대의 지정학적 시험이라며 대중국 강경론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한 외교정책 연설에서 러시아와 이란, 북한을 포함해 일부 국가가 심각한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예멘,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 일련의 위기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중국이 제기한 도전 과제는 다르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21세기에 가장 큰 지정학적 시험"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중국은 안정적이고 개방된 국제질서에 심각하게 도전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며 "중국과 관계는 경쟁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협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며, 적대적이어야 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동맹, 파트너와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신장에서 인권 학대가 이뤄지고 홍콩에서 민주주의가 짓밟힐 때 미국의 가치를 옹호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하지 않으면 중국은 더 큰 제재를 받지도 않은 채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민주적 행동을 장려할 것"이라면서도 "값비싼 군사적 개입을 통하거나, 무력으로 권위주의 정권을 전복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증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미국이 이 전술을 시도했으나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이 전술들은 민주주의 증진에 오명을 줬고, 미국민의 자신감을 잃게 했다. 우리는 다르게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본보기의 힘을 활용하고 다른 나라가 핵심적 개혁 단행, 나쁜 법의 폐지, 부패와의 전쟁, 불공정한 관행 중단 등을 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친구, 동맹들과 다시 연결하기 위해 지금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동맹의 복원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블링컨 장관은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과거 정부가 합의 집행이나 미국 노동자의 고통 완화에 충분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어렵게 얻은 교훈 위에서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해외의 국가들이 지식재산권 절취, 환율 조작 등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을 멈추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전염병 대유행 억제 ▲경제위기 극복 ▲민주주의 회복 ▲이민정책 ▲동맹 복원 ▲기후변화 ▲리더십과 기술 우위 확보 ▲중국 대응을 8대 외교 과제로 제시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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