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中 최대물류사와 손잡고 유라시아 물류 영토 확장

입력 2021-03-03 09:58
현대글로비스, 中 최대물류사와 손잡고 유라시아 물류 영토 확장

유럽법인 자회사 아담폴 지분 30% 中 창지우에 전략적 매각

중국∼유럽 철도 운송 전문 브랜드 ECT 론칭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현대글로비스[086280]가 중국 최대 민영 물류 그룹 창지우(長久)와 손잡고 중국과 유럽 간 물류 사업을 확대한다.

현대글로비스는 폴란드에 위치한 유럽법인 자회사 아담폴의 지분 100% 중 30%를 창지우에 매각하는 내용의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1997년 설립된 창지우는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완성차 물류, 신차 판매, 특장차 생산, 자동차 금융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2019년 그룹의 전체 매출은 약 7조원으로 그해에만 중국에서 생산된 60여개 자동차 메이커의 완성차 320만대를 육상과 철도로 운송했다.

현대글로비스 유럽법인이 2014년 인수한 아담폴은 폴란드 동부 국경 인근 말라쉐비체에 철도 화물 환적 시스템을 갖춘 기차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어 막대한 중국횡단철도(TCR) 운송 물량을 확보한 창지우와 협업해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CR은 중국 각지에서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를 거쳐 유럽 각 지역으로 연계되는 철도 노선으로, 중국·유럽과 CIS 국가들은 서로 다른 궤간(두 레일 간격)을 사용하고 있어 추가 환적이 필요하다.

연간 4천100FEU(1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물량을 블록트레인(급행화물열차)에 실어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창지우의 기차가 아담폴의 말라쉐비체 환적 시스템을 전용으로 이용하면 화주의 비용 절감과 일정 관리에 유리하다는 것이 현대글로비스의 설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창지우와 함께 중국∼유럽 철도 운송 전문 브랜드 ECT(Euro China Train)를 론칭할 예정이다.

ECT를 통해 향후 시안(西安)과 충칭(重慶) 등 중국 내륙 도시에서 폴란드를 거쳐 독일과 영국을 포함한 서유럽과 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까지 운송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말라쉐비체와 북부 항구 도시인 그단스크를 직접 연결하는 철도 물류 루트를 개척할 계획이다. 그단스크에 철도와 해상을 잇는 항만 물류 인프라도 완비하고 있어 ECT를 이용할 경우 폴란드에서 발트해를 통해 스칸디나비아반도와 영국까지 해상으로 화물을 바로 운송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TCR 노선보다 운송 기간을 평균 4일 단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해운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철도가 유럽행 물류 운송의 대안으로 떠오른 만큼 ETC가 강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전에는 중국에서 유럽으로 40피트 컨테이너 하나를 운송하려면 철도는 3천800∼6천달러, 해상은 800∼2천500달러가 소요됐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상황이 변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유럽 노선의 해운 운임은 6개월 사이 170%나 올랐다.

현대글로비스는 자사의 자동차 물류 노하우와 창지우의 중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과 중국의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도 할 계획이다. 양사는 최근 공동으로 독일 프리미엄 메이커의 완성차를 독일 딩골핑에서 중국 청두(成都)까지 철도로 시범 운송했으며, 향후 본 물량도 공동 영업을 통해 수주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자·화학제품, 부품·기계·장비 등 유럽과 중국을 오가는 비계열사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집중 영업할 계획이다. 중국과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주요 잠재 화주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창지우의 지분 참여를 통해 두 회사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유라시아 물류 영토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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