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카슈끄지 암살" 사우디왕세자 독일 검찰에 고발

입력 2021-03-03 01:10
국경없는기자회 "카슈끄지 암살" 사우디왕세자 독일 검찰에 고발

사우디, 언론인·인권활동가 34명 구금·고문…"반인륜적 범죄"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국경없는기자회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독일 연방검찰에 고발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암살하고, 34명의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을 구금한 주범이라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국경없는기자회 독일분회는 1일(현지시간) 빈살만 왕세자를 비롯해 4명의 사우디아라비아 고위관리를 독일 연방검찰에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고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독일 연방검찰이 이 범죄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를 개시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카슈끄지는 미국으로 망명해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온 반체제 인사다.

그는 2018년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서 사우디에서 파견된 특수부대에 의해 살해된 이후 시신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미 정보당국은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에 대한 구금 또는 살해를 승인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사우디는 이를 부인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 사건의 주범은 오늘날까지 아무런 벌을 받고 있지 않다"면서 모든 언론인의 삶과 자유를 위협하는 시스템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터키에서는 카슈끄지 암살사건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며, 사우디 법원은 카슈끄지를 죽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5명에게 징역 7∼20년형을 지난해 확정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 밖에 빈살만 왕세자가 2011∼2018년 언론인과 인권활동가 34명에 대해 구금과 고문 등 국가 차원의 폭력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우디 왕실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제기하는 이들의 삶과 자유를 제약하는 시스템을 드러낸다는 게 이 단체의 지적이다.

국경없는기자회는 "구금과 암살은 한 직업군 전체에 대한 시스템화된 지속적인 공격의 일부"라면서 "이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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