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맞은 고르비 "페레스트로이카 정책 필요했고 올바로 추진"
생일 맞아 타스통신 인터뷰…소련 복원 가능성엔 부정적 견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2일(현지시간)로 90세를 맞은 옛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지난 1980년대 추진했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티(개방) 정책의 정당성을 재차 옹호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페레스트로이카와 그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고 회고하면서 "페레스트로이카는 필요했고 우리는 그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내부적으로 얻은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자유를 얻었고 전제주의 체제를 종식했다는 것"이라면서 "대외적으로 중요한 것은 냉전을 끝냈고 핵무기를 대폭 감축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가기관 활동의 투명한 공개와 언론 자유 보장 등의 정책을 의미하는 글라스노스티와 관련해서도 "이 정책 때문에도 나를 비판하지만 글라스노스티 없이는 국내적으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를 통해 개선되고 재건된, 연방을 구성하는 각 공화국에 광범위한 권한과 실질적 주권을 허용하는 그런 소련을 유지할 수도 있었지만 보수파의 쿠데타 등으로 결국 실패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옛 소련을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미 근 30년이나 독립국들이 존재하고 있고,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과 집단안보조약기구(옛 소련 국가들의 안보협의체)도 있다"면서 "이 기구들을 강화하고 현재 러시아가 갈등 관계에 있는 모든 (옛 소련) 국가들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제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추진한 고르바초프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듬해 동서독 통일을 사실상 용인해 서방에서 냉전을 해체한 주역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그러나 정작 자국 내에서는 미국과 경쟁하던 강대국 옛 소련의 붕괴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낙인찍혀 정치적 지지나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그동안 여러 계기를 통해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티 정책을 옹호하는 주장들을 펴왔다.
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국내외 정치에 대해서도 수시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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