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엔 전문가 3명, 미얀마 사태 해법 모색 특별자문위 결성
이양희 전 유엔 특별보고관 "현지 저항세력 목소리 대변하고 군부 치부도 공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전직 유엔 미얀마 전문가 3명이 악화하는 미얀마 쿠데타 사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양희 전(前)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2일 유엔 로힝야 사태 진상조사단의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단장 및 크리스토퍼 시도티 전 조사단원과 함께 '미얀마 특별자문위원회'(SAC-M)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지난달 28일 미얀마 전역에서 최소 18명이 숨지는 등 쿠데타 한 달을 전후로 상황이 급속이 악화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이 전 특별보고관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제사회 관심은 금방 사그라들 수 있다"면서 "쿠데타 하에서 미얀마 국민이 겪는 아픔에 국제사회가 지속해서 관심을 두도록 우리가 조그만 불빛이라도 비추려는 것"이라고 결성 배경을 설명했다.
특별자문위는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세 가지 역할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첫째, 미얀마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위해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3명을 포함, 미얀마 전문가들의 분석을 곁들일 계획이다.
둘째, 반(反) 쿠데타 투쟁을 벌이는 현지 활동가 및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전세계로 전할 대변자 또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 보고관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내 저항 그룹은 4개다.
쿠데타 이후 의료진이 중심이 돼 자발적으로 구성된 단체인 '시민불복종 운동'과, 총파업 등 거리 시위를 주도하는 '제너럴 스트라이크'가 있다.
작년 11월 총선에서 당선된 문민정부 의원들의 모임인 CRPH(연방의회 대표 위원회)와 반군 무장단체 등이 포함된 '소수민족 연합'도 쿠데타 저항 운동을 진행 중이다.
셋째, 국제사회가 군정에 반대해야 할 '당위성'을 각종 자료 제공을 통해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4년 6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약 6년간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으로, 그리고 로힝야족 사태 진상조사단으로 각각 활동하면서 미얀마 군부 '치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음을 십분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군부가 소유한 기업집단 미얀마경제지주사(MEHL) 및 미얀마경제공사(MEC)와 그 휘하의 군부 관련 기업 제재로 이어지도록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이 전 보고관은 특히 미얀마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밀접한 동남아 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들로부터 군정에 대한 '압박'을 끌어내는것도 어렵지만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인 국제사회 대응과 관련해서는 신속하게 유엔 진상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특별자문위에 참여하는 3명은 최근 공동명의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서한을 보내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이 전 보고관이 연합뉴스에 전했다.
일각의 '유엔 헌장 7조' 발동 논의 제안에 대해서도 그는 "현재 일어나는 군부의 폭력 진압은 미얀마 국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제노사이드(대학살)라고 할 수 있다"며 "유엔 총회에서 유엔 헌장 7조 발동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헌장 7조는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유엔안보리가 무력을 통해 제재를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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