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법 통합성 중요"…지방 입법권 통제 나서나

입력 2021-03-02 11:01
시진핑 "국법 통합성 중요"…지방 입법권 통제 나서나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 작년 11월 연설 뒤늦게 소개

시 주석 "중국은 단일 국가"…'지방 입법 느슨함' 비판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방 입법의 느슨함'을 비판함에 따라 지방 입법권에 대한 중국 중앙 권력 통제가 강화될지 주목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중국 공산당 이론 지인 치우스(求是)를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 내부 연설을 통해 '국법의 통합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방 입법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당시 연설에서 "국법의 통합성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정치적인 문제"라면서 "중국은 단일 국가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15년 입법법(立法法) 개정을 통해 200여 개 시(市)에 추가로 입법권을 위임한 것을 '전반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일부 지방 입법에 대해 '느슨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이것은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는 헌법의 이행과 헌법의 검토를 강화해야 하며, 헌법과 모순되는 어떠한 법규나 문건도 완전히 바로잡고 무효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3권분립과 사법권 독립을 근간으로 하는 서구의 입헌 민주주의를 따를 필요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의 지방 입법권 관련 발언은 3월 1일 자 치우스에 실렸다.

치우스가 3달여 만에 시 주석의 지방 입법권 관련 발언을 뒤늦게 소개한 것은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막을 올리며, 전날인 4일에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연례회의가 시작된다.

오는 7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양회에서는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 승인 등과 함께 시 주석의 권력 공고화 작업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치우스의 시 주석 발언 보도는 지방 입법권에 대한 통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방정부가 중앙 권력의 지시를 회피하기 위해 입법권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강조한 것이라고 친찬훙 우한(武漢)대 교수는 해석했다.

친 교수는 "시 주석은 중앙의 당 지도부의 지시를 지방 당국이 느리게 이행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인대는 2015년 3월 '입법법' 개정을 통해 입법권 위임 대상 시를 확대했다.

이전에는 49개 시만 중앙으로부터 입법권을 위임받았으나 이후 5년 동안 273개 시가 입법권을 추가로 위임받았다.

이들 273개 시가 만든 법규는 모두 1천300여 개에 달한다.

중국의 입법법은 '법을 만드는 법', '법을 관리하는 법', '법률의 법률', '헌법성 법률' 등으로 불리며, 중국의 모든 입법행위를 규범화하는 입법 기본법이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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