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사우디 왕세자 제재 가능…우방 지도자 제재한 적 없어"
사키 대변인 "어떤 조처도 할 권리는 있어"…이란 비공식대화 거부엔 "실망"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제재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방법으로 어떤 조치도 취할 권리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사키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역사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을 이어온 미국은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의 정부 지도자에게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미 정부가 암살 사건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다는 정보당국 보고서를 공개하고도, 정작 제재 명단에서는 그를 제외해 비판이 이는 가운데 나왔다.
무함마드 왕세자를 제재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우방의 국가 지도부에 대해서는 제재하지 않아 왔다는 기존의 논리를 반복한 셈이다.
미 정보 당국은 지난 2018년 카슈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배경에 무함마드 왕세자의 승인이 있었다는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지난달 26일 전격 공개하고 사우디 정보국 전직 간부와 왕실경비대의 신속개입군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동시에 76명의 사우디 시민권자에게도 비자 발급 중지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무함마드 왕세자는 제재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왕세자를 제재할 경우 중동의 몇 안 되는 우방인 사우디와의 외교적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 등의 부담 때문에 절충점을 찾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한편 사키 대변인은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해 미국 등과 비공식 협상을 안 하겠다고 한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앞서 유럽연합(EU)은 미국을 포함한 비공식 회담을 이란 측에 제시했으나 이란은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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