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서 2천년 전 마차 발굴…에로틱한 조각 장식 생생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폼페이에서 고대 로마 시대에 사용된 마차가 거의 원형 그대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7일(현지시간) 폼페이 유적을 보존·관리하는 폼페이고고학공원에 따르면 이 마차는 한두 사람이 탈 수 있는 공간에 네 바퀴로 움직이는 형태로, 중요 행사 때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옆면의 청동·주석 장식이 거의 손상되지 않고 보존된 것은 물론 마차에 사용된 밧줄과 꽃장식이 있던 부분의 자국도 선명해 눈길을 끈다.
조각 장식은 남성과 여성의 에로틱한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마차는 폼페이 유적지로부터 북쪽으로 수백m 떨어진 고대 한 귀족 저택의 마구간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발굴됐다. 2018년 말 세 마리의 유해와 마구(馬具)가 발견된 장소다.
폼페이고고학공원 측은 "매우 특별한 발굴"이라며 "보존 상태를 고려하면 이탈리아에서 지금껏 이와 견줄 만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발굴팀은 해당 지역 지하에서 여러 개의 땅굴이 발견되는 등 도굴 위험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발굴 작업을 서둘렀다고 한다.
폼페이는 로마제국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가운데 하나였으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라는 천재지변으로 한순간에 폐허가 됐다.
16세기 수로 공사 도중 유적이 출토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발굴 작업이 시작돼 현재는 과거 도시 형태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보존 상태가 훌륭한 데다 당시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고고학적 가치도 커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1년에 400만 명 안팎의 내·외국인 방문객이 찾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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