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조사팀, '화난수산시장 외 시장' 코로나 발원 염두

입력 2021-02-27 11:55
WHO 조사팀, '화난수산시장 외 시장' 코로나 발원 염두

첫 확진자 부모, 화난수산시장 아닌 재래시장 방문

음성판정 받았지만 검사방법 불분명…접촉자 추적도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밝히려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발원지로 우한(武漢) 내 화난수산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HO 조사팀과 중국 측 패널은 이미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19년 12월 우한서 확인된 감염사례 174건 중 일부가 화난수산시장이 아닌 시장들과 연관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측 패널 대표 량완녠(梁萬年) 칭화대 교수도 기자회견에서 초기 감염사례 일부가 화난수산시장 외 시장과 연관됐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앞서 WHO 조사팀은 우한 현장조사 중 2019년 12월 8일 코로나19에 감염돼 첫 확진자로 알려진 40대 남성을 면담해 그의 부모가 "한 지역 재래시장(wet market)을 방문했다"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조사팀 소속 피터 다작 '에코헬스 얼라이언스' 대표는 정황을 고려할 때 남성이 말한 시장은 '야생동물을 판매하는, 화난수산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을 의미한다고 CNN방송에 밝혔다.

남성의 부모는 이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에 중국 당국은 이들과 접촉한 이들을 추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남성의 부모가 어떤 종류의 검사를 받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였다면 과거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불가능했을 것이고, 항체 검사였어도 감염된 뒤 시간이 지나 항체가 검출 불가능 수준으로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19년 12월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분리되기 전이어서 두 검사방법 모두 활용될 수 없었다.

화난수산시장은 한때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코로나19 전파가 처음 이뤄진 '발원지'로 추정됐다.

하지만 2019년 12월 화난수산시장 외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는 데이터가 나오고 그보다 1~2달 전부터 감염자가 있었다는 추정이 제기되면서 화난수산시장이 발원지라는 추정은 힘을 잃었다.

WHO 조사팀의 덴마크 출신 전염병학자 테아 피셔는 앞서 우한의 취재진에 "화난수산시장 밖에서 바이러스가 동시에 전파됐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라면서 "화난수산시장이 코로나19 유행의 진원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인구 1천100만명의 우한에는 400여개의 식품시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 조사팀은 조만간 초기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초기 보고서에는 첫 확진자 관련 추가 접촉자 조사를 벌이고 화난수산시장에 야생동물을 납품하는 윈난(雲南)·광시(廣西)·광둥(廣東)성 등지의 농장들을 조사하라는 권고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WHO 조사팀을 이끌었던 식품안전·동물질병 전문가 피터 벤 엠바렉은 WSJ에 "초기 감염사례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면서 "이는 새로운 작업을 위한 권고들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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