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충돌 딛고 협력모드로…중·인 외교장관 핫라인구축 등 합의(종합)
"갈등 교훈 삼아 협력해야"…미국 대중공세 속 중국, 인도 끌어안기
(베이징·뉴델리=연합뉴스) 김진방 김영현 특파원 = 국경 무력 충돌로 갈등을 겪은 중국과 인도의 외교 수장들이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양국 협력 관계를 다져나가기로 했다.
26일 양국 외교부와 외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전날 통화에서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 궤도로 돌려놓겠다는 데 합의했다.
왕 부장은 "지난해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발생한 사태는 시비가 분명히 드러났다"면서 "이를 교훈 삼아서 상호 신뢰와 협력의 올바른 방향으로 양국 관계를 이끌어 가자"고 제안했다.
왕 부장은 "최근 인도의 대중 정책이 후퇴하면서 양국 실무 협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이는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양국이 국경 판공호에서 완전히 철수하며 국경 정세가 완화했다면서 "양국은 국경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양대 신흥 경제 대국 간에 서로 손을 잡고 발전의 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쉬운 것부터 순차적으로 양국관계를 개선하고,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조건을 조성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이샨카르 장관은 "인도도 양국관계의 장기적인 발전과 전체적인 대세를 따라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며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공동인식에 따라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궤도로 돌려놓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인도 외교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현 상황의 지속은 양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양측은 외교 장관 간 핫라인 구축에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추가 긴장 완화 문제도 논의했다.
외교부는 "마찰이 발생한 모든 곳에서 철군이 마무리되면 양측은 해당 지역 병력의 포괄적 감축도 검토할 수 있다"며 "양측은 평화와 평온의 회복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양측은 21일 10차례의 군사 회담 끝에 판공호에서 철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판공호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동쪽에 자리 잡은 곳으로 양국 국경 분쟁 핵심지 중 하나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 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양쪽이 주장하는 LAC의 위치가 달라 분쟁이 생길 때마다 서로 상대가 자신의 영토를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두 나라는 지난해 5월 판공호 난투극,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진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라다크 지역에서 여러 차례 충돌해 긴장이 고조됐다.
다만, 중국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등 중국 포위 전략을 계승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인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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