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도 램지어 비판 대열 합류
2007년 수상자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램지어에 학술적 치명타될듯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학자가 일본군 위안부 모집을 정당화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 비판에 합류했다.
24일(현지시간) 마이클 최 UCLA 교수에 따르면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가 학계 인사를 대상으로 한 램지어 교수 비판 연판장에 서명했다.
매스킨 교수는 게임이론의 한 분야인 '구조설계이론'으로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세계적인 이론 경제학자다.
구조설계이론은 게임이론을 확장해 현실에 응용한 것이다. 경쟁이 공정하지 않고 개인의 의사 결정이 한정된 정보에 기반할 상황을 다뤘다.
게임이론의 권위자인 매스킨 교수까지 램지어 교수 비판에 합류함에 따라 국제법경제리뷰(IRLE)에 실린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 논문의 문제점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법학을 전공한 램지어 교수는 이 논문에서 경제학의 게임이론을 사용해 일본군 위안부 계약을 합리화했다.
전쟁터에서의 매춘이란 직업의 위험성이나 명예 손상 가능성 등을 고려해 여성들은 대규모의 선급금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성사된 합리적 계약이었다는 것이다.
매스킨 교수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것은 이 같은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의 연판장에는 매스킨 교수 외에도 게임이론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들이 합류하고 있다.
최근 게임이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터키 출신의 경제학자 타이펀 쇤메즈 보스턴컬리지 경제학 교수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문제를 제기했다.
쇤메즈 교수는 최 교수에게 보낸 서한에서 "반(反) 인류적인 범죄를 정당화하려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알게 됐을 때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램지어 교수에 대해 "완전하게 멍청하고 무책임한 모델에 기반해 역사적 사실과 관련해 불쾌한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쇤메즈 교수는 게임이론을 이용해 신장이식 프로그램을 효율화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공공정책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연구 활동을 펼치는 경제학자다.
그는 지난 2008년에는 프랑스의 카엥 노르망디대가 40세 이하 경제학자 중 공공선택 이론 분야에서 빛나는 업적을 남긴 학자에게 수여하는 공공선택복지상을 받았다.
한편 최 교수의 연판장 서명자는 1천여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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