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광명 7만호, 확실한 공급신호…주택난 해소 긍정적"
"구로·여의도 출퇴근 가능해 서울 수요도 일부 흡수 가능"
금천구 등 집값 불안 전이 우려도…"공급 속도조절도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홍국기 기자 = 전문가들은 24일 경기도 광명 시흥에 7만호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대해 시장에 확실한 공급 신호를 보낸 것으로,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주택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2·4 대책에서 예고한 수도권 18만호, 전국 26만3천호 주택 공급에 따라 1차 신규 공공택지의 입지를 발표했다.
수도권에는 광명 시흥(1천271만㎡)에 7만호를 공급할 택지를 확보하고, 부산 대저지구에 1만8천호, 광주 산정지구에 1만3천호 등 총 10만1천호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광명 시흥에 7만호는 상당히 많은 물량"이라며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주택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2·4대책에서 발표된 공급 물량은 민간이나 토지주의 의사결정에 따라 공급이 유동적일 수 있지만, 오늘 발표된 물량은 확실하다는 점에서 시장에 가시적인 공급 신호를 보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위원은 "광명의 경우 서울권으로 볼 수 있어, 서울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당초 수도권 신도시 입지 발표는 2분기에 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계획이 빨리 나온 것 같다"며 "연초 전셋값 불안과 집값 상승 움직임에 정부가 확실한 공급 쐐기를 박아 봄 이사철을 앞두고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지를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광명 시흥의 경우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 과거부터 신도시 후보지 0순위로 거론되는 곳이었다면서 "구로나 가산, 여의도, 강남과도 가까워 출퇴근이 가능해 서울의 주택공급 부족 수요를 일정 부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당장 단기적인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시장에 확실한 공급 신호를 보내 심리적인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광명 시흥 신도시의 경우 현재 광명시 철산·광명·하안동 등지에서 진행 중인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수요를 어느 정도 받아주면서 전세난 진정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또 광명테크노벨리 등 연구개발(R&D) 단지가 신도시 인근에 조성되고 있어 신도시가 자족도시로 기능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함영진 랩장은 "광명 지역의 경우 최근 집값이 굉장히 많이 오르고 있다. 정부가 투기 관련 대책도 함께 마련했지만, 이번 발표를 호재 삼아 서울 금천·구로구 등지로 집값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입주 시기 공급 과잉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교언 교수는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공급계획대로 차질 없이 공급이 이뤄진다면 3∼5년 뒤 입주 시기에는 오히려 시장이 굉장히 요동칠 수 있다"며 "지금부터 시장 상황을 잘 봐가면서 공급계획 발표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이날 택지 입지 발표와 함께 내놓은 교통망 계획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대중 교수는 "정부가 교통망 계획을 내놓았는데, 신도시 입주 전에 교통망을 서둘러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먼저 입주하는 주민들의 불편이 커서 불만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과 광주의 공급 계획도 주택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권대중 교수는 "부산은 다른 지역보다 주택공급이 부족한 편인데, 대저지구 공급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서도 수완지구를 끝으로 새로운 택지 공급이 없었는데 1만3천호 공급이 광주의 주택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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