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그리스 F-16이 터키 조사선 위협…채프 투하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동지중해 자원개발 문제로 그리스와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가 그리스 F-16 전투기들이 자국의 연구선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터키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그리스 F-16 4대가 그리스 렘노스 섬 서쪽에서 탐사 작업 중이던 조사선 'TCG체쉬메'를 위협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리스 전투기 중 한 대가 조사선에서 불과 3.7㎞ 떨어진 곳에 채프(레이더 교란용 금속물질)를 투하했다"고 전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리스가 자주 하던 괴롭힘의 한 형태"라며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TCG체쉬메가 다음 달 2일까지 해당 해역에서 수로 측량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리스는 양국 간 대화 노력과 터키 정부가 천명한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 노력에 반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터키와 그리스는 동지중해의 해상 관할권 문제와 천연자원 개발을 놓고 대립 중이다.
2010년 미국의 지질조사 결과 동지중해에는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터키는 지난해 8월부터 지질 조사선을 동지중해에 투입해 천연가스 탐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터키의 탐사 해역은 그리스 영토인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인근으로 그리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친다.
이에 그리스가 프랑스·이탈리아 등과 함께 동지중해에서 합동 해·공군 훈련에 나서자, 터키도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하면서 양측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후 양측은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에 나섰으며, 지난 달 25일 양측 대표단이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만나 동지중해 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을 개최했다.
양측의 회담이 이뤄진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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