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망언'에 중국 누리꾼도 격분 "위안부 왜곡 안돼"

입력 2021-02-23 17:21
'램지어 망언'에 중국 누리꾼도 격분 "위안부 왜곡 안돼"

웨이보·관영 매체들 댓글에 램지어 비난 쏟아져

중국도 '중국인 위안부 피해 조명' 다큐 제작 등 관심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망언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주장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3일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와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들의 램지어 교수와 관련한 평가나 댓글을 보면 램지어 교수의 왜곡된 위안부 인식에 대한 질타가 주를 이룬다.

중국인들에게도 위안부 문제는 중국인 피해자들이 관련된 중일 관계에 민감한 문제인데다 어두운 과거이기 때문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관찰자망(觀察者網)이 램지어 교수의 신상과 위안부 망언을 자세히 소개하고 한국에서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하자 "이 교수가 미친 소리를 했다.", "너무 웃겨 말이 안 나온다",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 편을 드는 사람을 가만두면 안된다"는 등 과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아울러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망언 논쟁'으로 웨이보에 회자되면서 "흑인이 노예가 되고 싶고 인디언이 스스로 죽길 원하며 유대인이 수용소에 갇히길 원한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와 똑같다"는 누리꾼의 조롱도 쏟아졌다.

다른 누리꾼은 "위안부 문제는 왜곡해서는 안 되는 역사적 문제"라고 지적했고 "정말로 매춘부들이 스스로 원해서 한 일이라고 믿는지를 램지어 교수의 어머니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램지어 교수는 온라인에 이미 공개된 논문에서 위안부 문제를 태평양 전쟁 때 '매춘업자'와 '예비 매춘부'가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충족하는 계약을 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게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요당한 성매매 피해자가 아닌 자발적 매춘부인 것처럼 위안부 피해자를 묘사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한국 뿐아니라 하버드대 내부와 미국의 역사학계가 반발하면서 커다란 논란이 빚어진 상태다.



환구망(環球網)이나 관찰자망,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도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망언에 따른 한국 내 반발 분위기를 자세히 전하면서, 중국 정부가 '위안부는 강제 모집'이라며 강력한 입장을 표명한 점을 주목했다.

이들 매체는 한국 외교부가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관련 논문에 대해 입장 표명을 자제한 반면 오히려 중국 외교부가 위안부 문제에 '심각한 범죄'라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보였다고 주장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램지어 교수의 망언과 관련해 "위안부 강제 모집은 일본 군국주의가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아시아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심각한 반인도적 범죄"라며 "국제적으로 공인된 역사적 사실이고 관련 증거도 매우 많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되는 등 위안부 문제 공론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류양(劉洋) 해외항일전쟁사료연구회 이사는 현재까지 살아있는 중국인 위안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잃어버린 일들'을 지난해부터 제작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중국에 마지막 남은 위안부들의 아픈 과거를 조망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고 중국 사회 내 위안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류양 이사는 "중국도 위안부 문제는 아픈 역사며 현재 우리와 후손들이 이런 아픔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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