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닮은 현대차 아이오닉5…보조금 받으면 3천만원대에 산다
넓은 실내에 가전제품도 연결해 사용 가능…1회 충전하면 최대 430㎞ 주행
25일부터 국내 사전 계약…테슬라 독주 전기차 시장 판도 변화 '주목'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현대차그룹이 치열한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23일 드디어 전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 5가 그동안 테슬라가 독주해 온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팰리세이드보다 긴 휠베이스
현대차[005380]는 이날 오후 온라인을 통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처음 적용된 아이오닉 5를 처음 공개했다.
브랜드명 '아이오닉'에 차급을 나타내는 숫자 '5'를 붙여 이름 붙인 아이오닉 5는 전장(길이) 4천635㎜, 전폭(너비) 1천890㎜, 전고(높이) 1천605㎜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다. 전장은 신형 투싼보다 5㎜ 길다.
특히 E-GMP를 적용하며 대형차 수준인 3천㎜의 축간거리(휠베이스)를 확보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팰리세이드의 축간거리보다 100㎜ 더 길다.
넓은 실내 공간은 집에 있는 가구를 모티브로, 편안한 거주공간이라는 테마를 반영했다.
E-GMP를 적용해 바닥이 편평해졌고, 가운데 콘솔 자리에 위치한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최대 140㎜까지 뒤로 움직이기 때문에 2열 승객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좁은 주차 공간에서는 반대편 문으로 쉽게 내릴 수 있다. 유니버셜 아일랜드의 하단 트레이에는 노트북이나 핸드백도 수납할 수 있다.
현대차는 고객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차량의 인테리어 부품과 하드웨어 기기 등을 구성할 수 있는 '스타일 셋 프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 옆에는 냉장고처럼 메모나 사진을 붙일 수 있는 자석보드도 있다.
'무중력 시트'로 표현한 1열 좌석은 편안하게 누울 수 있게 뒤로 젖혀지고, 2열 시트는 최대 135㎜ 앞으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실내를 다양한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또 내연기관차의 엔진룸 자리에 있는 앞쪽 트렁크와 2열 전동시트의 이동으로 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는 트렁크 등을 통해 실용적인 적재 공간을 갖췄다.
스티어링 휠 뒤에 놓인 전자식 변속 레버(SBW)는 원하는 주행 방향에 맞춰 앞뒤로 돌릴 수 있도록 설계했고, 실내 디스플레이는 12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을 하나의 유리로 덮어 일체화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아이오닉 5는 새로운 EV 시대를 이끌어갈 혁신적인 모빌리티"라며 "충전 항속거리 등 기본에 충실하면서 공간성, 다양한 사용성으로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요구)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포니서 영감 얻은 디자인
아이오닉 5의 외부 디자인은 국내 첫 고유 모델인 포니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상엽 현대디자인담당 전무는 "포니의 감성적인 모노바디는 많은 차에 영감을 줬다"며 "새로운 미래의 전기차 생태계에서 우리만의 캐릭터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가장 핵심적인 디자인 요소는 파라메트릭 픽셀로,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했다.
현대차 최초로 상단부 전체를 감싸는 클램쉘 후드를 적용해 면과 면이 만나 선으로 나눠지는 파팅 라인을 최소화했다.
옆면은 포니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을 바탕으로 했고, 후면은 좌우로 길게 이어진 후미등으로 통일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카메라와 모니터 시스템이 연결된 디지털 사이드 미러(내수 전용, 옵션)와 스마트키를 가지고 다가가면 도어 손잡이가 자동으로 나왔다가 들어가는 오토플러시 아웃사이드 핸들로 첨단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현대차에서 처음 적용된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일반 미러를 카메라와 운전석·조수석 문 상단에 놓인 모니터로 대체해 사각지대를 줄인 것으로, 사전에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내장에는 바이오 오일 성분이 사용된 페인트, 재활용 투명 페트병을 가공해 만든 원사로 제작한 직물 등 친환경·재활용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했다.
◇ 5분 충전으로 100㎞ 주행 가능…가전제품 사용도
아이오닉 5에는 세계 최초로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도 적용됐다. 800V 충전 시스템의 초고속 충전 인프라는 물론 일반 400V 충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을 통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3.6㎾의 소비전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캠핑 등 다양한 외부 환경에서 커피 메이커와 헤어드라이어 등 일반 가전제품과 전자기기 등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를 비상시 가정용 전원으로 활용하거나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 배터리를 충전해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 소비하고 심지어 거래까지 하는 미래의 에너지 생활을 미리 맛볼 수 있는 기능이라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72.6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와 58.0kW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인다.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롱레인지 후륜 구동 모델을 기준으로 410∼430km이며, 350kW급 초급속 충전시 18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의 80% 충전이 가능하고, 5분만 충전해도 최대 100km 주행이 가능하다.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5.2초다.
여기에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는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최소화했고, 전장 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실내 난방에 활용해 배터리 전력 소모를 최대한 줄이는 히트펌프 시스템도 탑재했다.
◇ 25일 사전 계약…보조금 받으면 3천만원대 후반
현대차는 오는 25일부터 롱레인지 모델 2개 트림(등급)의 국내 사전 계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전기차 세제 혜택 전, 개별소비세 3.5% 기준)은 익스클루시브가 5천만원대 초반, 프레스티지가 5천만원대 중반이다. 최대 300만원의 개소세 혜택과 구매보조금(서울시 기준 1천200만원)을 반영하면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3천만원대 후반의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 모델로 꼽힌 테슬라 모델 Y의 경우 현재는 판매가 중단된 스탠다드 레인지의 가격이 정부 보조금 100% 기준(6천만원)인 5천999만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아이오닉 5는 올해 2만6천500대 이상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올해 7만대, 내년 이후 10만대를 목표로 잡고 있다.
다음 달부터 울산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가며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아이오닉 5 출시를 통해 글로벌 EV 시장에서 전동화 시장을 선도할 톱 티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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