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구스만 부인, 미국서 마약밀매 혐의 체포
미 법무부 "부인 코로넬, 구스만 땅굴 탈옥도 도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서 수감 중인 멕시코의 악명높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의 부인도 미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됐다.
미국 법무부는 22일(현지사간) 국제 마약 밀매에 연루된 혐의로 구스만의 부인 엠마 코로넬 아이스푸로(31)를 이날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코로넬은 코카인과 메스암페타민, 마리화나 등의 마약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일에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구스만이 지난 2015년 7월 멕시코 알티플라노 교도소에서 탈옥하는 것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만이 이듬해 다시 체포되자 코로넬은 남편이 미국으로 넘겨지기 전에 또다시 탈옥시키기 위해 다른 이들과 공모하기도 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며 미국과 멕시코 마약 시장을 주름잡았던 구스만은 2019년 미국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2017년 미국으로 인도되기 전에 멕시코에서 두 차례나 탈옥해 도주극을 벌였다.
2001년엔 세탁 용역업체 차량에 숨어 교도소를 빠져나왔고, 2015년엔 독방 샤워실에서 외부로 연결된 땅굴을 이용해 탈출했다.
이날 AP통신은 법원 문서를 인용해 두 번째 탈옥 당시 코로넬과 구스만의 아들 등이 교도소 주변의 토지를 매입해 땅굴을 파고, 교도소 내의 구스만에게 GPS가 탑재된 시계를 몰래 건네는 등 밖에서 탈옥을 도왔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멕시코에서 자란 코로넬은 지역 미인대회 출신의 모델로, 2007년 32살 연상의 구스만과 결혼해 그의 세 번째 부인이 됐다. 둘 사이엔 쌍둥이 딸이 있다.
코로넬은 과거 구스만이 미국 뉴욕에서 재판을 받을 때 거의 꼬박꼬박 법정에 나타났지만, 당시 미국 사법당국은 체포를 시도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코로넬은 23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화상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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