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전국 총파업 예고에 또 유혈진압 경고…긴장 고조
국영TV서 '인명 피해' 언급…오늘 '22222' 쿠데타 규탄 시위
양곤 인터넷 정오까지 차단 연장설…군경 차량 대거 양곤행 주장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발발 이후 4주째로 접어든 22일 미얀마 전역에서 쿠데타 규탄 총파업이 예고돼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군사 정권이 총파업 비판 성명에서 '인명 피해'까지 거론해 주말에 이어 또다시 유혈진압에 나설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틀 전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군경의 무차별 발포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수 십명이 부상하는 유혈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 및 AP 통신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의료진 등이 주축이 돼 조직된 '시민불복종운동'측은 주말 SNS를 통해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모든 업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이날 총파업은 지난 1988년 8월 8일 민주화를 요구하며 진행됐던 이른바 '8888' 시위를 모델로 삼고 있다.
'8888 시위'는 1988년 8월8일 당시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수 십 만명의 학생들이 절대권력을 휘두른 독재자 네윈 장군의 하야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인 것을 일컫는다.
2021년 2월 22일에 총파업을 통해 벌이는 쿠데타 규탄 시위라는 점에서, 2를 5개 붙여 '22222 시위'로 불리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이미 여러 업소나 상점 등 사업장이 20일부터 월요일 휴점 사실을 알렸고, 미얀마 최대 소매업체인 시티마트와 태국 대형 도매업체인 마크로 등도 하루 휴업 사실을 공지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군정은 총파업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AP 통신은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가 전날 밤 국영 MR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대가 2월22일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일으키도록 선동한 것이 밝혀졌다"면서 "시위대는 국민들, 특히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대와 젊은이들을 '인명 피해'(loss of life)가 우려되는 대립의 길로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군정은 또 성명에서 시위대를 비난하며, 군경이 반격을 가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20일 만달레이에서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군경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군정은 전날 밤 양곤 시내에서 트럭들을 동원해 총파업에 참여해서는 안 되며 5인 이상 집회 금지 조치를 준수하라는 방송을 내보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SNS에는 전날 밤부터 군경이 양곤 시내 각국 대사관으로 향하는 길목 등을 포함해 주요 도로 곳곳과 교량을 막았다는 글과 사진, 동영상들이 올라왔다.
이날 오전 시위대의 양곤 집결을 막기 위해 다리 위에 놓인 것으로 보이는 대형 트레일러의 짐칸을 시민들이 밀어서 옮기는 사진도 SNS에 게재됐다.
일부 네티즌은 군경 차량들이 밤에 양곤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면서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까지 8일째 오전 1시부터 오전 9시까지였던 인터넷 차단 조치도 양곤의 경우에는 이날 정오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안내문이 SNS에서 광범위하게 돌면서 강경 진압 우려를 더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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