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희토류 전쟁' 벌일까…"중, 정제 기술 수출 금지할 수도"

입력 2021-02-20 17:54
미중 '희토류 전쟁' 벌일까…"중, 정제 기술 수출 금지할 수도"

중국 정부, 희토류 수요 늘자 생산 쿼터 대폭 늘려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 양국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첨단무기와 전자제품의 필수 소재인 희토류를 놓고 충돌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중국이 유사시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희토류 관련 기술 수출을 막는 것도 고려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나 기업에 희토류 정제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희토류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희토류 원재료를 정제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실제 희토류보다 국가이익 보호에 더 강력한 무기로 여기고 있으며, 일부 국가나 기업에 관련 기술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계획은 당장 없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쓸 카드로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록히드마틴 등 개별 기업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도 희토류 수출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F-35의 제조사인 록히드마틴과 보잉, 레이시언 등 미국의 3개 방산업체를 제재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중국은 최근 자국이 글로벌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해왔다.

특정 물품이나 기술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수출통제법을 지난해 12월 시행했다. 이는 미국에 대한 희토류 등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지난달 15일에는 희토류 총량 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F-35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국의 첨단무기 생산에 타격을 주기 위해 핵심 소재인 희토류의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이번주 앞서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자문하는 한 인사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를 하면 미국이 F-35 전투기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지 알고 싶어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미국도 희토류 등에 대한 대중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희토류와 반도체, 배터리 등의 해외 의존도를 검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미 CNBC방송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이 장악한 희토류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한편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공업정보화부는 올해 상반기의 희토류 채굴 쿼터가 8만4천t으로 지난해의 6만6천t보다 27.3%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수요 증가 속에 나온 적절한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선두 지위를 더욱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자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희토류 수요가 늘고 수출 통제 가능성이 부각되자 희토류 가격은 최근 급등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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