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시아계 겨냥 혐오범죄 우려 커져…의원들 "청문회 열겠다"
아태코커스 의원들 화상회견…펠로시 하원의장·한국계 의원 2명도 참여
클린턴 전대통령도 "아시아계 겨냥 혐오범죄 증가 심히 걱정"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에서 최근 증가하는 아시아계 미국인 혐오범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연방 의원들이 청문회 개최 등 대응책 추진에 나섰다.
미 연방의회의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 소속 의원들은 19일(현지시간) 반(反)아시안 혐오범죄 급증에 관한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주디 추(민주) CAPAC 의장은 "우리는 외국인 혐오와 인종 차별을 거부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혐오범죄 청문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공격은 우연이 아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의회 난입 사태를 부추겼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혐오범죄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범죄가 3천 건 넘게 보고됐다면서 외모 비하와 언어폭력으로 시작된 공격이 물리적 폭력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회견에 참여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국내 테러와 관련해서는 "백인 우월주의가 가장 큰 우려"라고 지적하고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라며 아시아계 혐오범죄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인 하킴 제프리스 의원도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 증오, 음모론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에는 한국계 의원들도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앤디 김(민주·뉴저지) 하원의원은 "의회가 증오 행위를 금지하고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조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혐오범죄를 부추겼다는 지적과 관련, "분명히 이런 상황을 악화시켰고 책임이 어느 정도 있다"면서도 "이것은 더 깊은 시스템적인 문제"라며 구조적 문제라는 점도 지적했다.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민주·워싱턴) 하원의원도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공동체가 존중과 품위로 대우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나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혐오범죄 증가에 대해 깊이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우리는 모든 종류의 차별에 목소리를 높이고 폭력을 조장하는 무지한 레토릭을 거부하며 이웃 지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진원지로 지목된 중국 등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혐오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중국 무술 쿵후에 빗댄 '쿵 플루' 등으로 부르면서 증오범죄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 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84세 태국계 남성이 산책길에 공격을 당해 넘어져 머리를 부딪혀 숨진 데 이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선 91세 아시아계 남성이 밀쳐져 다쳤다. 뉴욕시에서도 16일 하루에만 아시아계 여성을 겨냥한 폭행이 3건이나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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