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못 사게 된 터키, 미국 로비회사 고용해 재차 구매 시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한 탓에 미국의 F-35 전투기 구매가 좌절된 터키가 F-35 구매를 재시도하기 위해 미국 로비 회사와 계약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19일(현지시간) 터키 방위산업청(SSB)이 소유한 SSTEK가 미국 당국에 대한 '전략적 조언과 대외활동'을 위해 미국 로비 회사인 아널드앤드포터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기간은 6개월이며, 계약 규모는 75만 달러(약 8억2천만원)다.
통신은 계약서를 인용해 아널드앤드포터는 "복잡한 지정학적·상업적 요인을 고려해 SSB와 터키 계약자들이 F-35 국제 개발 프로그램에 잔류하기 위한 전략을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는 미국 주도의 F-35 국제 개발 프로그램 참여국이었으며, 미국으로부터 F-35 전투기 100대를 구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강력한 반대를 무시하고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면서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S-400은 러시아가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로 F-35처럼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도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터키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국제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을 구매하려고 했으나, 오바마 행정부는 터키의 기술 이전 요구에 난색을 보이며 패트리엇 판매를 불허했다.
그러자 터키는 러시아와 접촉해 S-400 도입을 결정했다.
이에 미국은 터키가 S-400과 F-35를 동시에 운영할 경우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다며 터키에 S-400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터키는 지난해 S-400을 반입하고 발사 시험까지 마쳤다.
그러자 미국은 터키에 F-35 판매를 금지했으며, 미국의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법(CAATSA)에 따라 터키 방산청에 대한 수출 허가 금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터키는 F-35 구매가 여의치 않자 러시아의 수호이(SU)-35 또는 SU-57 전투기를 도입하거나 기존 F-16 전투기를 개량하는 방안 등을 모색 중이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