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분쟁' 합의…메디톡스, 미국서 나보타 판매 로열티 받아(종합)
메디톡스-엘러간-에볼루스 3자간 지적 재산권 소송 전격 합의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메디톡스[086900]의 반쪽 승리에 그쳤던 '보톡스 분쟁'이 미국에서 메디톡스와 메디톡스의 파트너사 엘러간(현 애브비), 대웅제약[069620]의 파트너사 에볼루스 등 '3자간 합의'로 일단락됐다.
합의에 따라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는 아무런 제약 없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대신 나보타가 미국에서 팔릴 때마다 에볼루스가 일정 금액을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지급하기로 했다.
◇ 메디톡스-엘러간-에볼루스 합의…대웅은 합의서 배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 판매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등 모든 지적 재산권 소송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미국 엘러간, 에볼루스와 3자 합의 계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메디톡스가 에볼루스를 상대로 제기한 미국 캘리포니아 소송도 철회될 예정이다.
합의에 따라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미국에서 나보타의 지속적인 판매와 유통을 위한 권리를 에볼루스에 부여하기로 했다.
에볼루스는 합의금과 나보타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지급한다.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에 보통주도 발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메디톡스가 에볼루스 주식을 일부 보유하게 되나,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단 대웅제약은 이번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다. 이번 합의는 한국과 타 국가에서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과의 법적 권리 및 지위, 조사나 소송 절차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메디톡스는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합의에서 빠진 데 따라 로열티 등을 지급하는 의무에서도 제외된다고 밝혔다. 3자간 합의에 따른 것이므로 대웅제약이 아닌 에볼루스가 나보타의 매출 발생분에서 일부 금액을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지급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우선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주체가 아니며 그 의무는 에볼루스에 있다"며 "당사자가 아니라 이번 합의에 관해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지만, 해외시장에서의 리스크가 크게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대웅제약, 항소 절차도 '상대방' 없어 자동 종결
이번 합의는 메디톡스가 미국 ITC에 대웅제약을 보툴리눔 균주 관련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한 데 대한 최종결정에 관한 것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 갔다고 보고, 2019년 1월 ITC에 공식 제소했다. 당시 메디톡스는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공동 원고로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메디톡스는 미국 내 허가받은 제품 없이 엘러간과 파트너 관계를 맺어왔으며, 대웅제약은 에볼루스를 통해 '나보타'를 미국서 허가받아 판매해오다 ITC 소송의 공동 피고가 됐다.
이후 미국 ITC는 지난해 12월 16일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제품이라고 보고 21개월간 미국 내 수입 금지를 명령한다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다만 보툴리눔 균주가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예비결정에서 10년이었던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대한 수입금지 기간은 21개월로 단축됐다.
제조공정 도용 등의 혐의는 일부 인정했으나 오히려 메디톡스가 주장한 보툴리눔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반쪽 승리'에 그쳤다는 업계의 지적이 나왔었다.
대웅제약은 ITC의 최종 결정에 반발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했으나 이번 3자간 합의로 이 절차 역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ITC 소송은 최종 결정 이후에도 당사자들이 합의하면 소송 결과를 되돌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C 소송을 제기하기 이전으로 돌아간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양쪽의 항소 절차 등도 더는 진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