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민' 동북 3성, 중국 최초 산아제한 전면완화 검토(종합)

입력 2021-02-19 15:21
'저출산 고민' 동북 3성, 중국 최초 산아제한 전면완화 검토(종합)

"전국적 완화 고려해야" 주장도…中, 혼인 줄고 이혼은 증가세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고민 중인 동북 3성 지역이 중국 최초로 산아 제한정책 전면 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랴오닝성 천샹췬(陳向群) 상무 부성장의 제안에 대해 "지역 상황에 맞게 탐구를 진행해도 좋다"고 답했다.

중국 동북 3성은 현재 총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경제 시스템, 산업구조, 사회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문제라는 게 위건위 판단이다.

동북 3성은 과거 중국의 중화학 공업 중심지였지만, 현재는 자원고갈과 산업구조 재편 등에 따라 젊은 층이 현지에서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외부로 유출되는 실정이다.

이 지역에서는 이미 세 자녀 정책도 일부 허용하는 등 산아제한이 느슨하지만, 경제적 부담 및 양육 부담 등으로 출생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위건위는 "(동북 3성 당국이) 전문가 연구를 통해 산아제한 정책 전면 완화에 따른 지역경제 성장, 사회 안정, 자원환경 전략 등의 영향을 판단해도 좋다"면서 "이를 토대로 산아제한 전면 완화 시범실시안을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동북 3성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이 2015년 이미 0.55에 불과했을 정도로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중국 전체적으로도 지난해 호적 등록을 마친 신생아 수가 전년 대비 약 15% 감소한 1천3만여 명에 그칠 정도로 저출산은 국가적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리지헝(李紀恒) 민정부 부장(장관)은 지난해 연말 "출산율이 경계선 아래로 떨어져 중대 전환기를 맞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중국 인구학학회 부회장인 루제화(陸傑華)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베이징일보 인터뷰에서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10년마다 진행되는 인구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러한 보도가 나온 데 주목했다.

루 교수는 "동북 3성이 산아제한을 전면 완화하면 전국적으로 시범 효과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의미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산아 정책 조정의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신생아 수와 함께 가임기 여성 숫자도 줄고 있다. 전국적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조속히 완화해야 한다"면서 "2000년 이후 태어난 가임기 여성은 더 적은 만큼, 시기를 놓치면 출생률 회복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중국은 출생률뿐만 아니라 혼인 자체가 감소하는 추세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민정부 통계를 인용해 2013년 1천346만9천 건이었던 혼인 수가 6년 연속 감소해 2019년에는 1천만 건 아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2019년 혼인은 927만3천 건으로, 2013년과 비교하면 419만6천 건이나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제일재경은 결혼적령기 인구 자체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집값과 경제적 부담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젊은 층이 결혼을 늦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혼은 2010년 267만8천 건에서 2019년 470만1천 건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추세라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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