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민 확대 2주 만에 홍콩인 5천명 신청

입력 2021-02-18 11:20
영국 이민 확대 2주 만에 홍콩인 5천명 신청

지난달 31일부터 접수…5년 거주 후 시민권 획득 길 열어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영국 정부가 홍콩인을 대상으로 이민 신청 문호를 확대한 지 2주 만에 5천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기에 신청자가 몰린 뒤 차츰 감소하면서 연말까지 신청자는 15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6월 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되자 '영국-중국 공동선언' 위반이라면서 홍콩인을 보호하기 위해 이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또는 과거에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졌던 모든 홍콩인을 대상으로 영국 시민권을 획득하는 길을 열었다.

BNO 비자를 신청하면 5년간 거주·노동이 가능하고, 5년 뒤에는 정착 지위(settled status)를 부여한 뒤 다시 12개월 후에 시민권 신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BNO 비자 신청 개시 전까지 홍콩인이 영국에 이주할 수 있도록 별도의 이민 예외 조항인 '리브 아웃사이드 더 룰'(Leave Oustside the Rules·LOTR)을 마련했다.

영국 정부는 준비를 거쳐 지난달 31일부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의 이민 신청을 받고 있다.

BNO 여권 소지자 35만명에 신청 자격이 있는 250만명, 부양가족을 합하면 모두 540만명이 영국 시민권 획득 기회를 얻게 됐다.

영국 정부는 초기 5년간 32만명에서 최대 100만명의 홍콩인이 BNO 비자를 통해 영국에 이민 올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관계자는 BNO 비자 신청자 중 절반가량은 LOTR에 따라 영국에 거주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홍콩인 7천명이 LOTR을 이용해 영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의 마지막 총독을 역임한 크리스 패튼 경은 "가장 긍정적인 일 중 하나는 영국이 과거에 어느 정도 책임을 진 이들에게 안전과 시민권(획득)의 길을 제공했다는 것"이라며 "이미 5천명이 신청했다는 것은 자유를 빼앗겼다는 홍콩인의 우려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에서 온 많은 인재가 영국에서 환영받으면서 큰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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