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프·독, '이란 핵합의 복원' 장관급 논의
독일 "외교적 해결 가능성 높여야 할 때"…이란 "미국이 행동 보여야"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서명한 미국과 유럽 3개국 외무장관이 존립 위기에 처한 합의의 복원을 위해 회담할 예정이라고 AFP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18일 장-이브 르드리앙 외무장관 주최로 미국·영국·독일 외무장관이 화상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의 길이 남아 있다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유럽 외무장관과 논의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이란은 21일까지 서방이 핵합의에 복귀하지 않으면 핵확산금지조약(NPT) 추가의정서 이행을 중단하는 등 핵사찰을 대폭 제한하겠다고 경고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때 충분히 협조해야 한다"면서 "유럽연합(EU)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통화에서 "지금은 신뢰를 구축하고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신호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과 독일 등 6개국과 체결한 핵합의는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합의를 오바마의 '외교적 실패'라고 비난했으며, 2018년 일방적으로 이를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대부분 복원했다.
그러자 이란도 2019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합의 조항의 이행 범위를 축소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핵합의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이란의 의무 이행이라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란 정부는 미국이 경제제재를 우선 해제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양측이 팽팽한 기 싸움을 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TV 연설에서 "지금은 행동을 보일 때"라면서 "상대(미국)가 행동을 보인다면 우리도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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