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군사정권 보안법 부활·대법관 제거' 주장 의원 체포
"표현의 자유 한계 넘어"…대통령에 깊은 인상 남기려는 의도 해석도 나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현역 하원의원이 반민주주의적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유포했다가 연방경찰에 체포돼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연방경찰은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의 명령에 따라 유튜브 동영상에서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1964∼1985년)에 존재했던 보안법 'AI-5'의 부활과 일부 대법관 제거를 주장한 우파 사회자유당(PSL) 소속 다니에우 시우베이라 하원의원을 전날 체포했다.
모라이스 대법관은 유튜브에 대해서도 해당 동영상 삭제를 명령하고 이를 어기면 매일 10만 헤알(약 2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AI-5'는 군사독재정권 초기인 1968년에 제정됐으며 의원 탄핵과 정치적 권리 정지, 해임, 정계 은퇴 등을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AI-5'는 주로 좌파 세력을 탄압하는 도구로 이용됐다.
연방대법원과 하원은 즉각 회의를 열어 시우베이라 의원 문제를 다룰 예정이지만, 체포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도 "시우베이라 의원이 유포한 동영상이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우베이라 의원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측근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려는 의도에 따라 이 동영상을 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2019년부터 벌어진 극우 단체의 보우소나루 지지 집회와 시위에서는 의회와 대법원 폐쇄, 'AI-5' 부활 등 과격한 주장이 잇따라 제기된 바 있다.
시우베이라 의원은 조직적인 가짜 뉴스 생산·유포, 의회·대법원 등 헌법기관 공격, 반민주적 과격 시위 주도·자금 지원 혐의로 이미 대법원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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