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얀마에 무력진압 '경고'…군부, 이틀 연속 인터넷 차단

입력 2021-02-16 16:55
수정 2021-02-16 16:56
유엔, 미얀마에 무력진압 '경고'…군부, 이틀 연속 인터넷 차단

"전세계가 지켜봐…심각한 결과 초래"…새벽 인터넷 불통, 야간납치 은폐?

시위대, 양곤~몰라민 열차 세워…군부 소유 은행서 현금 인출 '저항운동'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대한 미얀마 군사정권의 무력 진압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유엔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군정은 이틀 연속 새벽 시간대에 인터넷을 막으며 시위 확산 차단에 나섰지만, 시위대는 열차 운행을 막고 군부 소유 은행에서 현금 인출 운동까지 벌이는 등 저항을 계속했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전날 미얀마 군정 제2인자인 소 윈 부사령관과 통화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과 인터넷 차단 조치를 비난했다.

버기너 특사는 평화로운 집회를 벌일 권리는 온전히 존중돼야 한다는 점과 시위대가 보복을 당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또 전세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어떠한 형태의 물리적 대응도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군부에 전달했다고 하크 대변인은 덧붙였다.





버기너 특사는 이와 함께 "네트워크 차단은 핵심적인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긴장상황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인터넷 차단에 대해서도 강하게 항의했다고 유엔 측은 밝혔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전날 밤 공보팀을 통해 시위가 안정을 해치고 시민들을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시민들은 오히려 군경이 밤낮으로 하는 순찰을 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유엔 특사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군부는 이날 새벽 이틀 연속 인터넷을 차단했다.

인터넷은 오전 9시께 다시 접속이 가능해졌다.

이와 관련, 군정이 심야 및 새벽 시간대에 쿠데타에 반대하는 이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면서, 이를 알릴 통로가 되는 인터넷을 막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은 로이터 통신에 쿠데타가 발발한 1일부터 전날까지 426명이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군부가 인터넷을 차단한 뒤 더 많은 이를 임의 체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양곤 시민인 윈 뚠(44)씨도 AFP 통신에 "나쁜 짓을 하려고 인터넷을 차단한 것"이라면서 "간밤에 한숨도 안잤다. 그래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외에도 군부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주요 시위대 집결 장소 중 한 곳인 중심부 '술레 파고다' 주변을 트럭으로 막은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그러나 시위대는 시내 중심 흘레단 교차로와 중앙은행 등에 집결했다.

중앙은행 앞 시위대는 은행 직원들에게 시민불복종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했다.



시위대는 또 이날 양곤과 남부 몰라민시를 잇는 철길로 몰려가 열차 운행도 막았다고 현지 매체를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시위대는 시민불복종 운동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흔들면서 "우리의 지도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국민의 권력을 돌려달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라와디는 양곤 시민들이 쿠데타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군부가 소유한 미야와디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은행 바깥까지 길게 줄을 섰다고 전했다.

전날 군경이 새총과 공기총을 발사해 여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진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도 이날 학생을 중심으로 3천명 가량이 다시 모여 쿠데타에 항의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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