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뇨, 인지기능 저하와도 연관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혈당이 높지만 당뇨병 진단 기준에는 못 미치는 전당뇨(pre-diabetes)가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당뇨는 공복 혈당이 정상 범위의 상한선인 99mg/dL을 넘고 당뇨병 진단 기준인 126mg/dL에는 못 미치는 경우(100~125mg/dL)를 말한다. 127mg/dL을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당화혈색소(A1c)가 5.7~6.4%인 경우도 전당뇨로 간주된다. A1c가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이 연구에서는 A1c 6.0~6.5%를 전당뇨로 구분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심혈관과학 연구소(Institute of Cardiovascular Science)의 빅토리아 가필드 박사 연구팀이 50만 명의 유전자와 건강 정보가 수록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 중 1만8천809명의 인지기능 테스트 자료와 3만5천418명의 뇌 MRI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5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전당뇨 그룹은 혈당이 정상인 그룹에 비해 평균 4년 내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날 위험이 42%, 평균 8년 내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가 발생할 가능성이 5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혈관성 치매란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흔한 형태의 치매로 뇌졸중이나 기타 뇌혈관 손상에 의해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뇌에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연령, 흡연, 체중, 사회경제적 수준, 심혈관질환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어도 이러한 연관성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당뇨병이 있으면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있지만 전당뇨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들을 혈당 수치에 따라 ▲정상 수준 이하 ▲정상 수준 ▲전당뇨 ▲미진단 당뇨병 ▲당뇨병 등 5그룹으로 나누고 반복적인 시각적 기억(visual memory) 테스트를 통해 인지기능은 평가했다.
시각적 기억이란 눈으로 본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이다.
그 결과 전당뇨는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이 42%, 당뇨병은 3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당뇨 그룹은 또 혈관성 치매 위험도 혈당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높았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높지 않았다.
당뇨병 그룹은 혈관성 치매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3배 높았고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뇌 MRI에서는 전당뇨 그룹이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의 크기가 혈당이 정상인 그룹보다 작았다. 또 뇌 백질변성(white matter hyperintensities)이 뚜렷했다.
작은 해마와 뇌 백질변성은 모두 노인성 인지장애(age-related cognitive impairment)와 연관이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당뇨병 전문지 '당뇨병-비만-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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