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베리 농민시위 문서 만들었다'…인도, 20대 환경운동가 체포
시위 지원 요령 작성·배포 혐의…야권 등은 반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의 20대 환경운동가가 그레타 툰베리에 의해 공유된 농민 시위 지지 관련 문서를 만든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15일 NDTV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뉴델리 경찰은 13일 오후 환경운동가 디샤 라비(22)를 체포했다.
라비는 최근 환경운동가 툰베리가 트위터로 공유한 인도 농민시위 지원 요령 관련 문서(toolkit) 작성에 관여하고 이를 배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문서에는 농민시위의 배경 정보와 함께 온·오프라인 농민 지원 방안이 구체적으로 포함됐다.
경찰은 이달 초 이 문서의 존재가 알려지자 국제 범죄 모의 연관성 및 반정부 분위기 조장 의혹 등을 살펴보겠다며 정식 수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라비는 툰베리가 공동 결성한 국제 환경운동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인도 지부를 만들고 관련 활동을 해왔다.
라비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야권과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나섰다.
연방의회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자이람 라메시 의원은 이번 체포와 관련해 "끔찍하고 부당한 괴롭힘이자 협박"이라고 당국을 비난했다.
시민단체들도 라비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인도 농민 수만 명은 지난해 11월 하순부터 뉴델리 인근에서 '숙박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농민들은 지난해 9월 의회를 통과한 농업개혁법에 대해 시장 불안정성이 커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뉴델리 시내에서 이들이 주도한 '트랙터 시위'가 벌어지는 등 시위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인도 당국은 뉴델리 외곽의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했고 시위대의 이동을 막기 위해 농민 집결지 인근 주요 도로에 철조망, 바리케이드, 차량 통과 방지용 못 등 여러 구조물도 설치했다.
와중에 툰베리, 팝스타 리애나, 일부 발리우드 스타 등은 SNS를 통해 농민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그러자 인도 여권 정치인과 친정부 성향의 유명인들은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일부 힌두민족주의자들은 시위를 벌이면서 툰베리의 사진과 인형을 불태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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