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코로나 지역사회 감염 비상…검사소에 긴 행렬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효율적으로 차단해온 뉴질랜드에서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다시 나타나면서 비상이 걸렸다.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일가족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오클랜드 지역은 15일부터 17일까지 코로나 경보 3단계 봉쇄령이 발령되면서 많은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하고 학교는 휴업에 들어갔다.
또 경찰은 오클랜드 지역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해 시민들의 통행을 통제하고, 확진자 가족의 딸이 다니는 오클랜드 남부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검사소 밖에 길게 늘어서 두 시간씩 기다리기도 했다.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 사회 감염 사실을 발표했던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이날 한 방송에서 오클랜드 지역에서 나온 감염 사례는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형 변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입국자들을 수용한 격리검역 시설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클랜드와 다른 지역에 내려진 코로나 경보 3단계와 2단계가 17일 밤에 해제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해 상황에 따라 경보 단계가 연장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아던 총리는 관계 당국에서는 이번에 감염된 바이러스가 공항 환승 구역을 통해 나왔거나 항공사 국제선 승무원에게서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확진 판정을 받은 가족 중 어머니는 'LSG스카이세프'라는 항공사 서비스 업체에서 국제선 항공기 세탁물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던 총리는 그러나 가능성이 작지만, 격리검역 시설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3~4주 전에 격리검역 시설을 거친 사람과 연관이 있는 경우라고 말했다.
크리스 힙킨스 코로나19 대응 장관은 영국형 변이 바이러스는 더 위험한 것이라며 "확산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또 감염병 전문가인 아예사 버럴 보건부 차관은 영국형 변종은 다른 변종보다 감염률이 50%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감염은 사람 간에 직접 접촉이 필요 없는, 통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런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뉴질랜드가 더욱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의 누적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확진자 1천974명, 추정 감염자 356명 등 2천330명으로 사망자는 25명이다.
k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