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외교사절 현장 데려간 중국 "반드시 올림픽한다"
중국 외교부장, 한·일 등 30여개국 사절과 현지 참관
왕이 "베이징올림픽 안전하게 치를것…모두 참가 환영"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인권 문제를 내걸며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외교장관이 중국 주재 외교사절과 함께 올림픽 준비 현장을 참관하며 강력한 개최 의지를 천명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임에도 중국 외교장관이 주요국 외교 사절들을 데리고 베이징 동계올림픽 현장을 찾았다는 것은 미국 등을 겨냥해 세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를 포함한 일본, 러시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 30여개국 중국 주재 외교사절과 고위급 외교관들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초청으로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올림픽이 열리는 장자커우(張家口)를 참관했다.
중국 외교부가 이번 행사 참관 사절로 직접적으로 언급한 국가 중에는 미국과 영국은 없었다.
기념사진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바로 옆에 장하성 대사가 있어 중국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한국을 각별히 배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외교 사절들에게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최근 올림픽 준비 현장을 시찰할 정도로 중국 정부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현재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이미 1년을 앞두고 카운트다운에 돌입했으며 각종 준비가 잘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각국과 함께 안전하면서도 멋진 올림픽을 성대하게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잘 개최하는 것은 전 세계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고 운동선수들의 기대와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하나의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중국 인민은 전 세계 친구들을 내년 베이징에 진지하게 초청한다"면서 "각국 대표단의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열렬히 환영하며 중국은 반드시 각국 선수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춘제 기간에 중국 정부가 외교부장과 주요국 외교사절까지 동원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현장을 찾는 것은 최근 미국과 영국 중심으로 터져 나오는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180개의 국제인권단체는 신장(新疆) 위구르족 탄압 등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보이콧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공개서한에서 "중국 지도부가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인권을 탄압하고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행위를 더욱 조장하게 된다"면서 보이콧을 요구했다.
미국 상원의원 일부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철회 결의안을 제출했다.
릭 스콧 의원 등 공화당 의원 6명은 결의안에서 "중국은 신장에서 위구르족을 학살하고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했으며 대만을 위협했다"라며 "동계올림픽 개최 신청을 다시 받아 인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국가가 개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때는 티베트 시위 유혈진압이 이슈로 떠올라 보이콧 움직임이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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