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자 '톱6' 재산, 1년간 최소 27조원 늘어
이재용·서정진·김정주·김범수·권혁빈·정몽구, 세계 500대 부자 진입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세계 부자 순위 500위 안에 드는 국내 최고 부자 6명의 재산이 최근 1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최소 약 27조원, 약 80% 이상 불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 500대 부자 순위(지난 10일 기준)에 진입한 한국인 부자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51위) 등 6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5명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77위),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201위), 김범수 카카오[035720] 이사회 의장(330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401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411위)이다.
이중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한 5명의 재산 합계는 약 50조4천억원(455억5천만 달러)로 1년 전(247억 달러)보다 약 25조7천억원(232억4천만 달러), 104%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작년 10월 별세해 집계에서 빠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재산을 상속한 것으로 간주돼 재산이 1년 전(70억 달러)의 4배인 약 31조원(280억 달러)으로 부풀었다.
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분을 제외한 순수한 이재용 부회장 재산 증가분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재벌닷컴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만 계산할 경우 현재 9조1천503억원으로 1년 전(7조7천796억원)보다 1조3천707억원(17.6%) 증가했다.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의 재산은 지난 1년간 최소 약 27조원(83.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 소유의 상장사 지분 가치가 1년 전 18조4천52억원에서 현재 24조763억원으로 5조6천711억원(30.8%)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이재용 부회장 등의 실질적인 재산 증가폭은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이중 재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인물은 서정진 회장으로 1년 전 약 5조6천억원(50억9천만 달러)에서 현재 14조5천억원(131억 달러)으로 약 157.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서 회장이 직접 또는 비상장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와 셀트리온[068270] 주가는 각각 131.8%, 91.9%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상장 주식은 물론 비상장 주식과 현금 등 각종 자산을 더하고 부채 및 상속세 등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부자 순위를 집계한다.
이어 김정주 대표 재산이 약 12조4천억원(112억 달러)으로 1년 전(54억7천만 달러)보다 104.8%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수 의장도 카카오 주가 폭등으로 재산이 약 8조8천억원(80억2천만 달러)으로 1년 전(39억4천만 달러)보다 103.6% 급증했다.
김 의장이 직접 또는 100% 소유 비상장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간접 보유한 카카오 지분 가치는 현재 10조원 이상이지만, 블룸버그는 그의 지분 중 담보로 잡혀 있는 부분을 재산 추산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게임 개발·유통그룹 스마일게이트의 권혁빈 창업자는 회사가 비상장 상태여서 재산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그의 재산이 현재 약 7조4천억원(67억2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8.2%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재산은 1년 전 약 4조9천억원(44억2천만 달러)에서 현재 약 7조2천억원(65억1천만 달러)으로 47.3% 늘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세계적으로 떠오른 인터넷·게임·친환경차 등 트렌드를 타고 재산을 크게 불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많은 사람들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고용쇼크'를 맞는 등 고통을 받으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빈부격차, 이른바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ivide)'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범수 의장의 경우 최근 코로나19로 깊어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재산 중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지난 1년은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예상보다 변화가 심하고 어려운 한 해였다"며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 이상 결심을 더 늦추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 블룸버그 집계 세계 500대 부자 중 한국인 순위 및 재산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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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이름 │ 2021.2 │2020.2│ 증가율 │
││ ├──────┬─────┼─────┬─────┤ │
││ │ (1억달러) │ (1조원) │(1억달러) │ (1조원) │ │
├──┼───┼──────┼─────┼─────┼─────┼─────┤
│ 51│이재용│ 280.0│ 31.0│ 70.0│ 77.5│300.0%│
├──┼───┼──────┼─────┼─────┼─────┼─────┤
│ 177│서정진│ 131.0│ 14.5│ 50.9│ 5.6│157.4%│
├──┼───┼──────┼─────┼─────┼─────┼─────┤
│ 201│김정주│ 112.0│ 12.4│ 54.7│ 6.1│104.8%│
├──┼───┼──────┼─────┼─────┼─────┼─────┤
│ 330│김범수│80.2│ 8.9│ 39.4│ 4.4│103.6%│
├──┼───┼──────┼─────┼─────┼─────┼─────┤
│ 401│권혁빈│67.2│ 7.4│ 33.9│ 3.8│ 98.2%│
├──┼───┼──────┼─────┼─────┼─────┼─────┤
│ 411│정몽구│65.1│ 7.2│ 44.2│ 4.9│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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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비상장 주식 및 현금 등 포함, 부채 등 제외
(자료=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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