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사당 난동으로 기소된 10명 중 9명은 '보통사람'"
프라우드보이스 등 극우단체 관련자는 10∼14% 불과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지난달 미국 연방 의사당 난동 사태로 기소된 사람 10명 중 9명은 극단주의 단체와 무관한 '보통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 난동과 관련해 연방범죄로 기소된 186명 중 14%만이 '프라우드보이스' 등 극우 단체나 무장 단체와 연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2일 보도했다.
지방 단위로 기소된 피고인까지 포함하면 극우 또는 무장 단체와 관련된 사람은 10%에 불과하다고 미 시카고대 '안보 프로젝트' 연구소가 집계했다.
연방 수사당국은 그동안 프라우드보이스를 비롯한 극단주의 단체들이 의사당 폭동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군중을 선동해 난동을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전체 가담자 중 해당 단체 관련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았다는 뜻이다.
예상보다 일반인 가담자가 많았다는 사실은 극단주의 폭력과 사회적 분열에 대처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난제가 될 전망이다.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인 애덤 리는 WSJ에 "조직화된 단체는 물론 이와 무관한 개인들이 섞여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국내 극단주의에 대한 정책을 고안하는 데 커다란 도전과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대 연구진이 공개된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번 사태로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우세 지역 출신자들도 많았다.
이들 중 다수는 이사, 건설, 요식업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셧다운 조치의 영향을 크게 받은 업종에 종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WSJ 자체 분석에 따르면 기소된 사람 중 20명 이상은 과거 파산보호를 신청한 적이 있거나, 집을 압류당하거나 퇴거당한 적이 있다.
또 최소 27명은 의회 난동 전에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
극단주의 단체와 연계가 없는 일반인 시위대 중 몇몇 사람들은 의사당 난입 당시 경찰에 주먹이나 하키채, 야구방망이, 소화기를 휘두르는 등 심한 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은 전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