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산당 100주년 앞두고 마오쩌둥 후광효과 노려"
마오쩌둥 성지 시바이포 공산당원에 "단합" 독려 편지
홍콩매체 "미중 관계 경색 속 당내 권력 강화 노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허베이(河北)성 핑산(平山)현 시바이포(西栢坡)의 작은 마을 베이좡(北庄)의 공산당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시바이포는 중국 초대 주석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이 1949년 베이징에 입성하기 전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농촌 지휘소가 자리한 곳으로, 공산당 혁명성지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안팎의 여러 도전 속에서 오는 7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마오쩌둥의 후광에 기대 단합을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7일 신화통신의 보도를 인용, 시 주석이 당일 시바이포의 공산당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혁명가에 나오는 구절을 따 "단합은 쇠처럼 강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공산당은 지난 100년간 인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들을 이끌고 단합했다"며 "이는 시바이포 주민과 간부들이 매우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우창(吳强)은 시 주석이 권력 강화를 위해 마오쩌둥의 전술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창은 SCMP에 "시 주석은 공산당 역사에서 시바이포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마오쩌둥의 후계자로서의 후광 효과를 누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이 미중 관계 경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등 도전 속에서 자신의 당내 권력을 강화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차이러쑤 칭화대 전 역사학 교수는 시 주석이 단합을 강조한 것은 중국이 현재 직면한 위태로운 상황을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국내외적으로 모을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단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리자(竹立家) 국가행정학원 공공관리학 교수는 공산당 지도부가 예측불가능한 국제정세 속에서 역사로부터의 교훈을 강조함으로써 중국이 현재 직면한 거대한 도전을 헤쳐나가려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샴보 교수는 공산당 지도부가 역사를 강조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내용이 무엇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샴보 교수는 "어떤 부분이 강조되고, 어떤 부분이 지워지며, 어떤 부분이 왜곡되고, 어떤 부분이 재정의되고 있나"라면서 "올해 공산당이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역사의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지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의 역사에는 너무나 많은 민감한 사건들이 있었다"면서 "7월까지 남은 4개월여 공산당 역사의 쓰나미가 밀려들 테니 우리는 기다리면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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